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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등 재외공관에 설치된 보안용 CC(폐쇄회로) TV 10대 중 약 7대가 300만 화소 미만의 저화질 영상만 촬영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폰은 물론 가정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홈캠'보다도 화질이 떨어지는 수준으로, 테러 방지 등을 위해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재외공관에 보안·감시용 CCTV 전체 6260대 중 대부분(4172대, 67%)이 100~300화소 수준의 저화질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에는 100만 화소 미만인 제품도 38대에 달했다. 100만 화소는 화면 상 사물을 제대로 식별할 수 없어 사실상 방범이라는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500만 화소 이상이 돼야 CCTV에 찍힌 자동차 번호판 숫자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이 촬영된다.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는 최대 2억 화소다.
/사진제공=한정애 의원실 |
CCTV는 모든 재외공관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중요 장비로, '재외공관 보안시설 설치 및 관리 기준' 위해 등급(A∼C등급)에 따라 설치목적에 부합하는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A등급에는 테러위험국, 여행경보 4단계 국가, 최근 1년 이내 테러가 발생한 국가들로 분류된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A등급에 속하는 필리핀, 러시아, 소말리아, 아이티, 미얀마 등 23개 재외공관에 설치된 보안·감시용 CCTV 대부분(813대 중 551대)이 300만 화소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의원은 "2022년 로마의 주교황청대사관이 2인조 도둑에게 미술품, 은식기, 철제 금고 등 840만원 상당의 물품을 도난당했고 주크로아티아대사관에서도 공관장 차량을 도둑맞은 사례가 있다"며 "보안이나 테러방지에 취약한 CCTV를 조속히 고화질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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