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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최고 여성 갑부' 고려인, 살벌한 이혼 소송…총격전에 9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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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와일드베리스' 습격…2명 사망·7명 부상
회사 공격한 남편, 푸틴도 승인한 기업 합병에 반대해 갈등
뉴스1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격을 받은 전자상거래 기업 '와일드베리스' 사무실 현장에서 경찰들이 사무실 입구를 막고 있다. 와일드베리스 CEO는 자신의 남편이 이 사건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09.18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과 별거 중인 남편이 아내의 회사를 공격해 살인을 포함한 여러 혐의로 기소됐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에 위치한 러시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인 '와일드베리스' 사옥이 최고경영자(CEO)인 타티아나 바칼추크의 전 남편인 블라디슬라프 바칼추크와 한 무리의 남성들에 의해 공격당해 경비원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슬라프는 자신과 남성들이 무장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은 평화로운 협상을 위해 건물을 찾았으나 총격이 건물 내부에서 발생했고 곧 폭력으로 번졌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는 텔레그램에서 블라디슬라프가 현재까지 48시간 동안 구금됐고 살인, 살인 미수, 법 집행관 폭행, 불법 자경활동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와일드베리스는 블라디슬라프 측이 먼저 발포했다며 전직 직원은 사옥에 들어갈 권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타티아나도 블라디슬라프가 회사를 무력으로 점거할 목적으로 무장한 남성들과 건물에 침입해 발포했다며 남편을 비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19일 공개한 영상에서 "당신 부모님과 아이들의 눈을 어떻게 쳐다볼 것이냐"며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흐느꼈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와일드베리스와 러시아의 옥외 광고 회사인 '러스 아웃도어'의 합병이 마무리된 후 발생한 것이다. 이 합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직접 승인한 것이었지만 블라디슬라프는 '가족들의 기업이 사기꾼들의 손에 넘어갔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지난 7월 블라디슬라프를 직접 만난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지도자는 합병에 대해 '기업에 대한 노골적이고 뻔뻔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타티아나는 원래 김 씨 성을 가졌으나 결혼하면서 '바칼추크'로 성을 바꾼 고려인 여성으로, 2004년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육아 휴직중 IT 기술자 출신인 블라디슬라프와 와일드베리스를 설립해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냈다. 와일드베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2조 5000억 루블(약 40조 원)에 달했다.

블라디슬라프는 회사 지분 1%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99%는 타티아나가 소유하고 있다. 이 둘은 지난 7월 결혼한 지 20년 만에 별거 사실을 공개하고 이혼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크렘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총격전은 기업 간 분쟁을 폭력과 범죄로 해결했던 1990년대 러시아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전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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