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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단도 빨리"…의사가 못 잡아낸 질병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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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 점점 똑똑해지는 의료AI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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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 및 전망/그래픽=이지혜



의료AI(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가 진단 보조를 넘어 숨은 질병을 찾고, 맞춤형 치료제까지 처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동안 의료AI 솔루션들은 의료 영상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빠르게 찾아주는 등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을 AI가 대신 찾고 환자의 예후를 내다보는 등 진단 범위가 확장된 의료AI 솔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30년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 242조…급성장 중인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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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AI 시장 규모/그래픽=이지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은 2023년 158억300만달러(약 21조1500억원)까지 증가해 오는 2030년에는 1817억9000만달러(약 242조92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된다.

각 산업별로 AI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곳도 헬스케어 산업이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각 산업별 AI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헬스케어 산업은 금융(32.4%), 유통·소비재(34.7%), 제조(35.7%)보다 높은 41.8%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같은 기간 한국의 연평균 AI 헬스케어 시장 성장률은 50.8%로, 글로벌 평균(41.8%)은 물론 아시아 평균(47.9%)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의료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굉장히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으려면 5G 통신망이 확보돼야 하는데, 한국의 5G 다운로드 속도와 업로드 속도는 주요국보다 월등히 빠르다. 5G 가입자 비중도 덴마크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2위다. 전국민 건강보험 덕에 그동안 쌓은 의료데이터 양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의료AI 기업 관계자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자의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헬스케어 산업은 특성상 노동집약적이면서도 높은 전문성이 필요했다"며 "딥러닝 기술 등 AI 기술을 통해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이전에는 실현하기 어려웠던 혁신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검사장비에 AI 기술 더해 진단 예측…병원·제약사도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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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를 활용해 각종 질환을 예측·분석하는 국내 주요 스타트업/그래픽=이지혜


유리한 환경에 맞게 국내 의료AI 스타트업들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의료진의 진료 보조 수단을 넘어 질환을 예측하는 솔루션까지 개발하고 있다. 엑스레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기존 검사장비에 AI 기술을 더해 의사가 발견할 수 없었던 질환들을 조기에 잡아내기도 한다.

2019년 설립된 프로메디우스는 세계 최초로 흉부 엑스레이로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동안 골다공증 검사는 DXA(이중에너지 엑스레이 흡수계측법) 장비를 통해 이뤄졌는데, 장비를 갖춘 병원도 드물고 검사 비용도 비쌌다.

프로메디우스 관계자는 "흉부 엑스레이는 골절이나 폐, 심장 질환을 검사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하기는 어렵다"며 "의료진의 효율적인 진단을 돕는 기존 의료AI 솔루션과 달리 프로메디우스 솔루션은 의사가 찾기 어려운 질환의 진단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메디우스에 따르면 이 솔루션의 골다공증 환자(양성)을 진단하는 '민감도'와 가짜양성을 찾아내는 찾아내는 '특이도'는 모두 90% 이상을 기록했다. 기본 검사장비인 엑스레이를 활용하니 검사 비용도 기존 검사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 다른 의료AI 기업 메디웨일은 망막 촬영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닥터눈'을 개발했다. 이전에는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경동맥 초음파나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어야 했다.

메디웨일 관계자는 "망막은 동맥이나 정맥 등 모든 종류의 혈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조직이지만 육안으로는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긴 어려웠다"며 "닥터눈은 임상시험에서도 심장CT와 유사한 수준의 심혈관 질환 예측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목소리로 치매를 조기발견할 수 있는 보이노시스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신정은 대표가 설립했다. 그는 노인성 난청 질환을 주로 진료한 결과 일반 난청환자와 인지장애 치매까지 앓는 난청 환자 간에 음성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 보이노시스는 음성변화에 따른 뇌의 기능성 퇴화 패턴을 발견하고, 음성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질병 예측 진단 AI기술을 개발했다.

불치병으로 여겨진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를 의료AI 솔루션으로 해결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뉴로엑스티는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제 적합성을 판정하고, 부작용을 예측하는 솔루션(NEXT-AT)을 개발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해서는 양전자단층촬영(PET) 장비가 사용됐는데, 가격도 비싸고 인프라도 부족했다. 뉴로엑스티가 개발한 NEXT-AT는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PET 검사의 90% 수준의 정확도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한다. 비용도 PET 검사보다 약 95%가량 저렴하다.

뉴로엑스티 관계자는 "뇌에 쌓이는 단백질 찌꺼기인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는 대표적인 치매 원인으로, 이를 확인하려면 PET 검사가 필요했다"며 "뉴로엑스티의 솔루션은 MRI 영상에서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정보를 파악해 치매 치료의 골든타임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한 VC의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의료AI 기술을 도입하는 병원은 그동안 진단하지 못했던 환자를 찾아 추가검사로 수익을 확보하고 제약사도 더 많은 환자를 확보하니 이익이 된다"며 "때문에 병·의원에서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는 등 수익성을 확보하기 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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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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