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수천억 대 자산가를 살해한 진짜 범인은?
1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위험한 커넥션 - 강서구 재력가 청부살인사건'이라는 부제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누아르 실사판 사건을 추적했다.
2014년 3월,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던 류란 기자는 지인에게 서울 강서구에 살고 있는 한 노인이 살해당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단서가 적었지만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간 기자. 서울 강서구 도로변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발생한 사건. 세 개의 동이 연결된 초대형 건물의 주인인 피해자 60대 양 회장은 환산이 불가할 정도의 자산을 가진 재력가였다.
수천억 대의 재력가의 살인 사건. 경찰들은 사건 현장과 주변 CCTV 영상을 추적해 범인을 특정하는 것에 성공했다. 재력가를 살해한 범인은 40대 장영범. 그는 인천에서 가품을 판매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와 피해자 사이에는 어떠한 연결 고리도 찾을 수 없었고, 그러던 중 범인 장 씨가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들은 절망한다.
청부 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영범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들은 양 회장이 사망한 날 그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02로 시작하는 전화번호에 주목했다.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양 회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수천억 원의 부동산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이에 세입자들은 그가 불법을 행했다며 고소했고 10년간 진행된 소송에서 결국 양 회장이 승소했다. 그렇게 그는 수천억 대 재산에 대한 소유를 인정받은 것.
그렇다면 그에게 큰 원한을 가진 이가 장 씨에게 살인을 사주했던 것일까?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추적하던 그때 경찰은 장영범과 수차례 전화를 통화를 한 전화가 경찰서 맞은 편의 공중전화 부스라는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CCTV 영상을 통해 장 씨와 통화를 한 인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영상 속의 인물을 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는데, 중국으로 도피한 장 씨와 통화를 한 인물은 바로 강서구 시의원 김형식이었던 것.
촉망받는 젊은 시의원이었던 김형식. 경찰은 수사를 통해 그가 양 회장에게 수억 원을 빌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무담보 무이자로 5억 2천만 원을 빌린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사실 김형식 의원은 수천억 대의 자산을 소유한 양 회장이 그리는 더 큰 그림을 완성시켜 줄 인물이었다. 호텔 사업을 계획하고 있던 양 회장에게 돈을 받은 김형식은 그 대가로 양 회장의 토지에 대한 용도 변경을 해주기로 했던 것.
그러나 서울시가 이를 반대했고 그러면서 양 회장과 김형식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에 김형식은 자신의 12년 지기 친구 장영범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고 말았던 것. 과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장영범이 사업에 실패하자 그에게 사업 자금을 융통해 주며 과거와는 상반된 위치가 된 김형식.
김형식은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장영범에게 가족들을 책임져 줄 테니 모든 것을 떠안으로 고 했고, 이에 장영범은 큰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경찰은 범인을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해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으로 도피한 장영범의 송환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에서 장영범을 기다리던 경찰들은 족쇄를 차고 등장한 장영범의 충격적인 몰골에 "영범아 고생했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에 눈물을 흘린 장영범. 그리고 그는 이후 술술 모든 진실을 폭로했다.
양 회장을 살해한 것부터 김형식의 차용증을 확보라는 것 등 모든 범행 시나리오가 김형식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김형식은 채무 변제에 대한 대가로 살인을 사주했고, 사건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려주며 장영범의 범행을 도왔다.
장영범의 중국 도피 또한 김형식의 시나리오였다. 그리고 김형식은 장 씨에게 극단적인 선택까지 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장 씨는 실제로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실패했고, 김형식은 "장난해 그거 하나 못해? 너 진짜 나랑 네 가족들까지 죽는 거 보고 싶어?"라며 협박했다는 것.
결국 김형식에 대한 실망감으로 모든 것을 폭로한 장영범. 그러나 김형식은 변명만 늘어놓으며 혐의를 부인했다. 끝까지 억울하다며 퇴정까지 거부한 김형식.
사익을 취하고 친구까지 도구로 사려고 했던 김형식은 모든 혐의가 인정되며 무기징역 형을 받았고, 친구를 믿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장영범은 20년형을 받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존재할 검은 욕망과 권력, 하지만 추악한 실체는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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