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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신고했더니 내 책상 사라졌다”…회사의 보복 갑질 심각

매일경제 윤인하 기자(ihyoon2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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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거리 투표 [연합뉴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거리 투표 [연합뉴스]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사직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회사 대표가 직접 요구했다고 한다.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사직서를 내라는 것이었다.

A씨는 이 요구를 거부했다. 그 이후부터 심각한 괴롭힘이 시작됐다. 업무에서 제외시키는가 하면 각종 폭언이 이어졌다.

A씨는 결국 노동청에 ‘직장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동청은 지난 6월 이 회사 대표에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신고 사실을 알게 된 회사는 오히려 A씨를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회사는 A씨의 책상을 복도와 창고로 치워버렸다. 과태료가 부과되자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7월 A씨를 해고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이같은 사례를 공개하며 “적지 않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들이 신고 이후 회사로부터 ‘보복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1∼8월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이메일 상담 1192건 중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은 824건(69%)이다. 회사에 괴롭힘을 신고한 것은 308건인데 이중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경험했다는 상담은 68건이었다.


한 직장인은 “사내에 상사의 괴롭힘을 신고하자 가해자는 나를 괴롭힘 가해자로 ‘맞신고’했다”며 “그런데 회사는 오히려 내게만 권고사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2분기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봐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305명)의 57.7%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응답했고, 19.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반면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2.1%,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7.1%), ‘향후 인사 등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1.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실제 신고를 한 응답자의 40%는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단체는 당국의 보수적 판단과 약한 처벌을 보복 갑질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현행 규정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시정 기간을 14일 이내로 두고, 시정하지 않는 경우 범죄 인지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추후 시정만 하면 불리한 처우를 한 사용자를 사실상 봐주고 있다”고 짚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 장재원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의 ‘불리한 처우’의 유형을 최소한 남녀고용평등법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보다 적극적 수사를 통해 법 위반 행위에 엄중히 대응할 필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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