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열린 북한의 전국민족씨름대회.
결승전에서 상대를 눕히고 크게 환호하는 모습은 우리 천하장사와 다를 게 없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명절 스포츠로, 해마다 추석 때면 각 지역 장사들이 모여 현란한 기술을 겨룹니다.
[조선중앙TV : 경기가 끝난 후 순위권에 입상한 선수들에게 우승컵과 상장, 메달이 수여됐습니다.]
북한의 추석은 음력 8월 15일, 단 하루만 공휴일입니다.
씨름과 같은 민속경기를 즐기고, 성묘를 가거나 추모관을 찾아 조상의 넋을 기리는 풍경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한진명 / 전 북한 외교관 : 북한은 유골보관소가 순수한 보관소의 개념을 갖고 있거든요. 유골보관소에서 유골을 찾아서 공지나 공터에 나와서 거기에 놓고선 산소 앞에 있는 것처럼 그런 형식으로 진행하는 거예요.]
그러나 북한에서 추석은 한동안 금지된 명절이었습니다.
봉건 잔재이자 사회주의 생활 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폐지됐다가 지난 1988년에서야 설과 한식, 단오 등과 함께 4대 민속명절로 지정됐습니다.
물론, 이틀 동안 연휴를 보장받는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이 아직은 '최대명절'이라, 북한 주민에게 추석은 '성묘 가는 날' 이나 '가족이 모이는 날' 정도로 인식됩니다.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 (북한은) 민족명절과 민속명절로 구분하고 있고 민족명절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이야기하는 거고….]
그마저도 북한의 올해 추석은 더 암울할 전망입니다.
올여름 압록강 범람으로 침수된 농경지만 여의도 면적 10배에 달하고, 무너진 제방이나 주택을 다시 일으키는 복구작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이미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홍수와 해충 피해로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제난 장기화로 북한의 한가위 분위기는 점차 희석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수해복구 등에 주민들이 많이 동원돼 예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영상편집ㅣ서영미
자막뉴스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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