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더팩트 언론사 이미지

‘진보’ 노조와 ‘보수’ 시장의 ‘환상케미’…용인시 지도가 달라진다

더팩트
원문보기

격무 시달리던 이상일 용인시장 비염 수술
노동조합은 쾌유 난 전달…운동화 선물도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12일 시장실에서 노동조합이 보내온 난에 물을 뿌리며 가꾸고 있다./용인시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12일 시장실에서 노동조합이 보내온 난에 물을 뿌리며 가꾸고 있다./용인시


[더팩트ㅣ용인=유명식 기자] 지난 2일 오전 경기 용인시청 시장실로 ‘쾌유’를 기원하는 난이 배달됐다.

발신자는 용인시공무원노동조합.

당시는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달 19일 병가를 내 비염 수술을 한 뒤 10여 일 만에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이 시장은 환절기면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비염이 있었는데, 올 들어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증상이 악화해 수술을 결단했다고 한다. 지난 2년여 격무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 등이 겹쳐 면역력이 부쩍 약해진 탓이었다.

노조는 그런 이 시장이 안쓰러워 건강을 기원하며 난을 보냈다고 한다.

이 시장은 노조의 마음 씀씀이가 감사하고 고마워 매일 아침 난에 물을 주며 애지중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출신의 ‘보수’ 정치인 이상일 용인시장과 ‘진보’ 성향의 단체로 대표되는 노동조합의 보기드문 ‘케미(chemistry)’는 이 시장 취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장은 시장에 당선되면서 공무원노조와 상시 소통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뛰어난 시정비전과 구상이 있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공무원 조직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 시장은 1~2개월마다 한 차례씩 노동조합과 10여 차례가 넘는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사소한 불편이라도 해소해주려 애썼다.

그는 △구청 구내식당 직영체제 전환 △공무원 변호비용 지원금 증액 및 확대 △악성민원 대응을 위한 초소형 ‘웨어러블 캠’ 도입 △성폭력 전담관 채용 △낡은 사무용 의자 교체 등 해결 가능한 건의사항은 흔쾌히 수용했다.

상대적으로 공무원들의 관심사가 큰 인사부문에서도 △조직개편과 정기인사 때 노조와의 사전협의 정례화 △인사통계자료 확대 및 공개 등 자신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는 파격을 보였다.


실질적 처우개선에도 힘썼다.

그는 △선거 부동의 직원 차출 금지 및 종사자 수당 인상 △기준인력과 기준인건비 상향 조정 △승진 소요연수 단축 등 공무원들이 가려워하는 현안을 행안부장관, 대통령실수석 등에게 직접 건의했다.

용인시 공무원들은 이 시장의 행보에 "시장님 대단하다", "이게 되네", "역대 정치인 최고의 인맥", "하위직 인사 자리 많아졌다"는 등 칭찬 글을 게시판에 올리며 화답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7월 8일 공무원노조 관계자로부터 취임 두 번째 운동화를 선물받고 있다./용인시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7월 8일 공무원노조 관계자로부터 취임 두 번째 운동화를 선물받고 있다./용인시


조합원들의 호응에 노동조합은 이 시장의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

17일 용인시에 따르면 노조는 이 시장 취임 2주년이 되던 지난 7월 1일 시장실을 찾아 지난 2년 용인시의 주요 성과가 적힌 플래카드와 케이크, 꽃다발 등을 이 시장에게 건넸다.

같은 달 8일 점심을 함께하면서는 전반기 2년처럼 후반기 2년도 열심히 뛰어달라는 취지로 운동화를 선물했다. 지난 2022년 7월 이 시장 취임 직후 전달한 운동화에 이어 두 번째다.

노조는 공개적인 입장문도 수시로 내고 있다.

취임 2주년 성명에서 노조는 이 시장의 지난 2년 행보를 ‘소통왕’에 비유하며 "노조가 생긴 이래 3분의 시장을 겪어 봤지만 이 시장을 으뜸으로 뽑고 싶다"고 평가했다.

익명성을 담보로 공직사회 내부 게시판에 단체장을 욕하고, 노조와 대립하며 시시 때때로 싸우는 여느 지자체와는 다른 모습이 용인시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은 그 공을 공직사회에 돌리고 있다.

△45년 만에 이뤄낸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하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지정 △SK하이닉스가 조성하는 122조원 규모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유치 등 굵직한 성과도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땀방울이 빚어낸 결과라고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 2년간 여러 난제들을 해결했는데 시의 모든 공직자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서 일을 잘 해주신 결과"라면서 "초심을 계속 잘 유지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기현 아내 특검
    김기현 아내 특검
  2. 2손흥민 2025년 8대 기적
    손흥민 2025년 8대 기적
  3. 3트럼프 젤렌스키 종전회담
    트럼프 젤렌스키 종전회담
  4. 4김종석 용인FC 영입
    김종석 용인FC 영입
  5. 5김병기 의원직 사퇴 촉구
    김병기 의원직 사퇴 촉구

더팩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