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구 건설 현장에서 현지 건설기계 업체인 XCMG의 크레인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XCMG 홈페이지 캡쳐]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코로나 직격탄으로 위축됐던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인프라 투자가 재개되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북미, 유럽 시장 부진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HD현대는 중국 시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기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의 건설기계 총 내수 판매량은 6237대로 전년(5121대)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명절 춘절 영향이 있었던 2월을 제외하고 전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때 글로벌 최대 건설기계 시장으로 꼽혔다. 국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끊임없이 이뤄지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폭증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전방 사업인 부동산 경기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17.2%로 미국(28.6%), 일본(19.9%)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이 같은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한동안 멈췄던 현지 인프라 투자가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류수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특별국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이 투자되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올해 6월 말까지 전부 착공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D현대건설기계의 125톤급 굴착기. [HD현대건설기계 제공] |
중국 시장 반등은 HD현대에 반가운 소식이다. 북미 매출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밥캣과 달리 HD현대는 북미와 유럽은 물론 중국에서도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지에 딜러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모두 중국에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시황이 상승세를 탔을 당시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였다.
북미, 유럽 시장이 올해 들어 조정기에 들어간 만큼 HD현대로서는 중국 시장 부활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선진 시장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중국 시황이 살아난다면 HD현대는 현지에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딜러망을 바탕으로 수익 확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HD현대 제품이 중국에서 기술력 측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점은 HD현대에 긍정적인 요소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4월 중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125톤 굴착기 판매에 성공한 바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대형 휠로더.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
다만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완전히 부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승승장구하던 당시 한 달간 건설기계 내수 판매량이 1만대를 훌쩍 넘었던 것과 달리 올해 같은 경우 1만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HD현대 중국 공장 가동률도 현지 경기 불확실성과 같은 리스크로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HD현대건설기계 중국 생산법인 가동률은 37%로 풀가동되고 있는 인도(106%)는 물론 울산 공장(64%)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다. HD현대인프라코어 중국 공장도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너무 부진했던 만큼 올해 수치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중국 경기가 예전 같지 않은 만큼 현지 시황을 계속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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