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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무덥고 꿉꿉해도 늘 설레는 귀성길..."엄마가 해주는 집밥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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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노연경·신수용·방보경·송현도 기자 = 13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서울 동작구 신대방 부근에서 사는 손화영(69) 씨는 선물 포장이 정갈하게 되어 있는 큰 상자를 옆에 세워두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냐고 묻자 손씨는 "형제들과 나눠 먹을 갈비가 들어있다"며 "천안에 있는 아우내순대 거리를 아느냐. 거기서 파는 순대는 도시 체인점에서 파는 순대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고향 자랑을 이어갔다.

허리 높이까지 큰 선물 상자와 여행 가방을 뒤뚱이며 들고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설렘이 새삼 느껴졌다. 예년 추석보다 유난히 무덥고 꿉꿉한 날씨 속에서 이날부터 본격적인 귀성길 행렬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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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날인 13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이 귀성객으로 붐비고 있다.[사진=송현도 기자]


이날 서울이 최고기온은 27도까지 오르는 등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여행 가방과 선물 보따리를 든 시민들의 손은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고향길에 오른 표정에서는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멀리 지방으로 귀성길을 떠나는 귀성객들은 명절 아니면 언제 고향에 가겠냐며, 집밥이 그립다고 말했다. 이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손상규(32) 씨는 대구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씨는 "2~3개월 만에 돌아가는 고향이지만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서울에서 자취를 하다보니 집에 가서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서울역은 정치인들의 귀성길 인사와 입법 투쟁을 하러 온 시민단체로 인해 유독 더 혼잡스러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시40분쯤 서울역에 도착하자,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한 대표를 향해 장애인권리입법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지지자와 시민단체, 경호인력 등이 한데 뒤엉키며 10시까지 역사는 다소 소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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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가족이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를 탑승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9.13 yym58@newspim.com


그 와중에도 어렵게 기차표를 구한 귀성객들은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날 서울역에서 만난 이 씨는 "안동행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예매가 시작된) 정각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8만명이나 접속했다고 떴다"라며 "어렵게 입석을 구했다"고 말했다.

대구행 기차를 타러 간다는 류(36) 씨도 "기차표 잡는 게 힘들었다"며 "10년 가까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데 명절밖에 안 내려가니까 1년에 1~2번밖에 못 뵙는 것 같다. 오랜만에 내려가서 뵐 생각 하니 벌써 반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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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날인 1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셀프체크인 수속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신수용 기자]


김포공항에는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끼리 다같이 여행을 떠나는 가족단위 시민들이 많았다. 입국수속장에 올라가자 여행과 연휴를 기대하는 설렘이 묻어나는 웃음 소리와 대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김포공항에서 만난 대학생 백(21) 씨는 7박 8일간의 제주여행을 앞 3일은 친구와 뒤 4일은 가족과 함께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씨는 "원래는 차례를 지냈는데 부모님이 먼저 여행을 제안했다"라며 "이번에는 휴양 느낌으로 명절을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녀 둘과 배우자와 함께 있던 이수진(43) 씨는 "작년에는 시댁 식구들과 여행을 갔고 올해는 친정 식구들과 간다"며 "친정 식구들과 결혼하고 여행은 처음이라 설렌다. 최근엔 명절에 가족끼리 여행을 많이 가고 있다"고 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량은 명절 당일인 17일에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귀성길은 16일 오전에 가장 붐비고, 귀경길은 18일 오후에 가장 막힐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에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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