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토스는 조사계획 없어"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개인정보보호위원회 |
카카오페이의 고객정보 무단 국외이전 의혹을 조사 중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조사대상에 애플·알리페이를 포함했다고 10일 밝혔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대상은 카카오페이·애플·알리페이 3곳"이라며 "네이버페이·토스는 지금으로선 조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 안에서 지불수단이 어떻게 작동됐고 그 맥락에서 개인정보 흐름이 어땠는지 보는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법적 쟁점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카카오페이의 '알리페이에 정보를 제공하며 무작위 암호화를 적용해 사용자를 식별하거나 원문을 유출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고 위원장은 답변을 유보했다.
고 위원장은 "정보를 해시함수로 변환했다는 것인데, 교과서적으론 어떤 고도의 함수를 썼는지와 '솔트(Salt)'라는 추가적 변형을 했는지 등을 고려하게 된다. 카카오페이 사건에서 실제로 어떤 변환이 됐는지는 현재 파악 중"이라며 "(법률상) 적절한 안전조치의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할지는 정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542억건의 고객 신용정보를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애플·알리페이는 앱스토어 관련 제휴관계를 맺었는데, 애플이 고객별 신용정보를 산출한다며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청했다는 취지다.
올 초 출범한 국외이전전문위원회(전문위)의 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고 위원장은 "전문위는 국제사안에 대한 정책자문 역할"이라며 "카카오페이 조사는 온전히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에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채·안면정보를 수집해 논란이 된 월드코인에 대해 고 위원장은 "조사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무에 대해선 "자료를 보강할 것"이라며 "정해진 것(일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또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 악용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시사했다. 그는 "딥페이크 악용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의 본질인 사람의 존엄성과 인격권에 맞닿은 영역"이라며 "얼굴 조작이 개인의 정체성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면이 있어서 기본 법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딥페이크) 관련부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며 "법 개정 수요를 어떻게 해나갈지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 위원장은 최근 공공·교육 분야에서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올해부터 재학생 2만명 이상인 대학에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지정을 의무화했다"며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수준을 평가해 결과를 기관평가에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