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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만 해도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NC의 카일 하트, 외국인 투수 최초로 4관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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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의 좌완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32)는 미국 메이저리그 경력이 2020년에 단 4경기(3선발) 등판해 1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5.55를 기록한 게 전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43경기(119선발)에 등판해 통산 42승47패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한 활약을 보였지만, 그리 특색 있는 기록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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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성패가 미국에서 보여준 기록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하트가 또 한 번 증명하는 모양새다. 하트가 KBO리그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이자 모든 투수를 통틀어서는 역대 세 번째로 ‘투수 부문 4관왕’에 도전한다.

하트는 지난 4일 창원 키움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2탈삼진 1실점의 철벽투로 시즌 13승(2패)째를 거두며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13승6패)과 함께 다승 부문 1위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평균 자책점은 2.35에서 2.31로 더 낮추며 1위를 지켜냈고, 탈삼진도 아리엘 후라도(157개)와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가 12개를 추가하며 169개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승률도 0.867로 전체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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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역사에서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모두 1위를 독식하는 ‘투수 4관왕’을 달성해낸 것은 선동열과 윤석민, 타이거즈 출신의 단 두 명만이 해낸 영역이다. 선동열은 해태에서 뛰던 시절인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 연속 네 부문 1위에 올랐다. 윤석민은 KIA에서 뛰던 2011년 투수 4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따냈다. 다만 KBO리그가 탈삼진 1위를 시상하기 시작한 건 1993년부터라 선동열은 ‘공식 4관왕’이라고 부를 수 없다.

1998년부터 도입된 KBO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아래 투수 4관왕에 오른 외국인 투수는 아직까지 없었다. 3관왕은 여럿 있었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해 NC에서 뛰었던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평균자책점(2.00), 다승(20승), 탈삼진(209개) 부문 1위를 차지했지만, 승률(0.769)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2019년 조시 린드블럼(당시 두산)은 다승(20승), 탈삼진(189개), 승률(0.870) 부문에서는 1위에 올랐으나 평균자책점은 2.50으로, 2.29의 양현종(KIA)에게 타이틀을 내줬다. 2016년의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도 다승(22승)과 평균자책점(2.95), 승률(0.880) 1위에 올랐으나 탈삼진 부문에서는 7위(142개)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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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와 린드블럼, 니퍼트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를 꼽을 때 항상 나오는 이름이다. 이들도 해내지 못한 4관왕이라는 대기록에 하트가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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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하트가 KBO리그 마운드를 평정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 뛸 때만 해도 시속 140km 초반 대에 머물던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KBO리그 입성 후 140km 중후반대로 비약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하트의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5.9km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6위에 해당한다. 피칭 디자인의 근간을 이루는 포심이 KBO리그 내에서도 손꼽힐 만큼 위력적이다 보니 나머지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의 변형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타자들에게 먹힐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뛸 땐 주로 맞춰 잡는 피칭으로 타자를 상대하던 하트는 KBO리그에서는 9이닝당 탈삼진이 10.28개로 이닝당 1개를 넘는 파워 피처로 거듭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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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투수 부문 4관왕 등극에는 다승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자책점은 이 부문 2위인 제임스 네일(KIA·2.53)이 타구에 턱을 맞아 턱골절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가운데, 하트가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지지 않는 한 수성이 가능하다. 탈삼진과 승률도 안정권에 있다. 결국 하트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의 지원없이는 따낼 수 없는 다승에서 최소 원태인에게 밀리지 않아야만 투수 4관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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