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정치인포럼' 참석한 고려인 3세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의회 부의장 |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옛 소련 시절 부유층 자녀들만 스포츠를 할 수 있었지만 세상이 변했어요. 소득 규모와 상관없이 기회를 주는 스포츠 교육기관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조 엘레나(49)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의회 부의장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전문성을 정치 영역에서 발휘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청 산하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주최하는 '제10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알마티 시의원이면서 알마티시 스포츠 시설관리국장으로도 활동 중인 조 부의장은 "IT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 시설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스포츠 선수들을 돕는 트레이너 육성 센터를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마티시는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그의 주도로 각종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2만3천명 수용이 가능한 스포츠센터 '알마티 아레나'를 3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중이며, 내년에는 빙상장과 수영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여러 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문성을 쌓기 시작했다.
또 카자흐스탄 올림픽위원회 마케팅 수석 전문가, 카자흐스탄 패럴림픽위원회 컨설턴트, 악불락 올림픽센터 이사 등을 지내며 다수의 올림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 카자흐스탄 집권 여당인 아마나트당의 비례대표로 5년 임기인 알마티 시의원에 당선됐다.
동계스포츠 기반 마련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해부터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협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국제 피겨 무대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카자흐스탄 동포간담회 참석한 조 엘레나 부의장 |
조 부의장은 고려인 3세로서 뿌리를 잊지 않고 카자흐스탄 내에서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현재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이사도 맡고 있다.
그의 조부모는 1937년 겨울 소련 극동 지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당한 아픔을 겪었다.
어릴 적 할머니가 강제이주 경험담을 들려줬고 따로 공부하기도 해 슬픈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며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말을 멈추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소련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젊은 여성 중에서는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사망한 사례도 있다"며 "당시 카자흐스탄에 온 10만명의 고려인 중에서 얼마나 살아남았는지는 여전히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낯선 땅에서 누군가는 살아남았고, 후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조들 덕분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며 "나는 역사를 잊지 않고 간직하는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일 포럼에서 '카자흐스탄에서 한인 정치인이 직면한 과제'라는 주제로 국내에서 공부하는 재외동포 장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한다. 고려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정치 도전기 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알마티 시의회에서 발언하는 조 엘레나 부의장 |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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