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개원면허제, 전공의 착취하고 의료 파멸시킬 것”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개원면허제 관련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개원면허제는 의대를 갓 졸업해 임상 경험이 없는 의사가 곧바로 진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일정 기간 임상 수련을 마친 의사에게만 진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의협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국내에서는 아직 개원면허제의 정의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라며 “정부는 영국, 캐나다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면허관리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부각하지만,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외국 사례를 그대로 대입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원면허제를 도입하면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 교육이나 실습 등을 이수해야 하는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면서 “장시간 고강도 착취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의 수련 기간이 늘어나면 의사 배출이 급감하고, 저임금 노동력을 원하는 정부와 일부 병원장에게만 좋을 꼴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정부를 향해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을 운운하며 의사를 늘리자고 했으면서 오히려 개원을 어렵게 해 남은 전공의들마저 현장을 떠나게 하고 있다”라며 “개원면허제가 도입되면 지금도 이미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는 파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투데이/한성주 기자 (hs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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