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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동훈 반발에도 김경수 복권···‘사이드 이펙트’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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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여권 인사 사면에서 관심 돌리기는 효과적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공개 반발에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김 전 지사 복권 논란이 커지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및 국정농단 연루자 등 자신이 수사했던 인사들에 대한 사면·복권 논란이 주목받지 못했다는 긍정적인 효과는 거뒀다. 하지만 야권 분열을 위해 던진 김 전 지사 복권 카드는 의도와 달리 여러 ‘사이드 이펙트’(부작용)를 불러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한 갈등의 재발, 전통 보수층의 이탈, ‘김 전 지사 키우기’ 등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퇴임 대법관 훈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퇴임 대법관 훈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단행한 사면·복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김 전 지사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사면·복권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으면서 묻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재가한 정치권 인물들 중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직접 수사했던 인물이다.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의 원세훈 전 원장, 국정농단 사건의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이 처벌을 이끌었지만 다시 사면·복권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여론의 주목도는 김 전 지사에게 쏟아졌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김 전 지사 복권의 긍정적 효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 복권은 대체적으로 여권에 부정적인 결과들을 낳았다. 단기적으로 보면 야권이 아니라 여권의 분열을 키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윤·한 갈등을 부각됐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에게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며 “이미 결정된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냥 말씀드린 대로 해석해달라”고 답했다. 한 대표 발언은 끝까지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 대표 발언의 의미에 대해 “복권 논란은 이제 종결한다는 뜻”이라며 “한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 차별화, 좌파 논란 종식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이미 모두 거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 복권은 여당 내 친한동훈(친한) 대 친윤석열(친윤) 간 갈등구도를 뚜렷하게 만들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사면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 속에 있는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의 발언은 대통령실 입장과 같다. 추 원내대표는 ‘김 전 지사는 민주주의 파괴 사범이다’, ‘복권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결단해야 한다’ 등 찬반 의견을 나열한 뒤 “저희들은 이런 우려 상황과 함께 (사면·복권) 필요성을 용산 대통령실에 전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우려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추 원내대표는 필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온도차를 보여준다.

김 전 지사 복권은 윤 대통령 입장에선 전통 지지층의 이탈이라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강경 보수층 중 일부는 윤 대통령이 야당과 연합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29일 윤 대통령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후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조율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에게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에게 불편한 인사를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고 전하자, 이 전 대표가 ‘경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했지만 당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선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가 문 전 대통령 그 자체인 김 전 지사를 살려주는 윤 대통령과 자신은 다르다, 자신이 ‘진짜 보수’라는 것을 지지자들에게 보여준 것”이라며 “한 대표도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좌파 아니냐, 원래 당 사람이 아니지 않냐는 공격을 받았다. 이런 컴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여권 내 분열 과정에서 김 전 지사만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기자에게 “한 대표가 충분히 수면 아래서 조율할 수 있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들이받아 김 전 지사만 키워줬다”며 “한 대표도 피해를 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한 대표가 대선 주자로 나설 경우 이재명 전 대표와 대진표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검사 대 범죄자’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권 내 갈등으로 김 전 지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김 전 지사가 실제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또다시 검사가 대통령이 되기는 쉽지 않다”며 “한 대표는 김 전 지사에게도 범죄자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복권 반대를 외친 것 같지만, 김 전 지사가 실제로 대선 후보가 된다면 한 대표가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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