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인 자포리자 원전. AFP=연합뉴스 |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cooling tower)에 화재가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이 현지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구조대가 화재 진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화재로 인해 폭발 가능성은 없으며, 냉각탑에 난 불이 발전소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인근 도시 에네르호다르에 포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이 시설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며 “방사선 유출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 단지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큰 화재가 잇따르면서 원전 안전에 필수적인 외부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IAEA는 9일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화재가 원전이 직면한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IAEA는 지난주 여러 차례에 걸쳐 원전 인근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원전 북쪽에 있는 화력발전소 입구에서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는 IAEA 전문가들은 지난달에도 원전 부근의 화재를 목격했다. 전기를 송전선로로 공급하거나 받는 설비인 스위치 야드가 원전 인근에 마련돼 있는데 이 시설 가까이에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지난 5월에는 스위치 야드 남쪽 방면 산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화재로 외부 전력선이 훼손되는 일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원전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도록 유지하는 데에는 약간의 문제도 발생해선 안 된다고 IAEA는 강조한다.
외부 전력이 단절되면 원전 내 냉각 시스템이 멈추게 되고 최악엔 원자로 과열로 노심 용융이 일어나 방사성 물질이 대량 누출되는 재앙적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외부 전력 차단 사태로 위기 상황에 부닥친 바 있다.
원전 인근 지역이 포격을 받아 전력망이 끊기면서 전력선이 복구되기까지 디젤 비상 발전기로 급히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태가 여러 차례 있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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