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지난해 미사일 거래 체결에 따른 후속 조치",
이란 "러와 군사 협력 중이나 우크라 전쟁 무기 지원 없다"…
러시아 본토 내 우크라-러 교전 6일부터 나흘째 진행 중,
"우크라, 합동 군사 작전으로 빠른 속도로 러 본토 진입"…
미국, 우크라에 1707억원 규모 새로운 군사 무기 지원 발표
2024년 4월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국가군대의 날 퍼레이드 행사에서 포착된 이란산 미사일 /로이터=뉴스1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나흘째 이어진 가운데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 개를 곧 전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억2500만달러(약 1707억5000만원) 규모의 새로운 군사 무기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럽 정보기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러시아 군인이 이란에서 단거리 미사일 '파타흐-360'(Fath-360) 사용을 위한 훈련을 받고 있고 이란이 수백 개의 탄도미사일을 곧 러시아로 인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 대표부와 이란 당국자들은 지난해 12월13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만나 파타흐-360과 이란 항공우주산업기구(AIO)가 개발한 탄도미사일 '아바빌'(Ababil) 등에 대한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소식통은 "러시아 요원들이 '파타흐-360' 사용 방법을 배우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며 "훈련 이후 다음 단계는 러시아에 미사일을 실제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파타흐-360' 미사일은 최대 150kg 무게의 탄두를 장착해 최대 사거리 12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는 로이터에 "러시아는 '파타흐-360' 공급으로 최전방 너머의 목표물에 더 많은 무기를 사용하는 동시에 이란의 탄두를 근거리 목표물에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023년 12월7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2024년 5월19일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로이터=뉴스1 |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로이터 보도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무기 공급이 이뤄질 경우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및 G7(주요 7개국) 파트너들이 신속하고 엄중한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도 내용이 사실이면 "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지원이 극적으로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백악관은 러시아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해 러시아와 이란 안보 파트너십이 심화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경고해 왔다"고 부연했다.
이란 측은 즉각 부인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이 군사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와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면서도 "윤리적 관점에서 (이란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끝날 때까지 미사일 포함해 잠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무기를 (러시아에) 이전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군사 무기 패키지 지원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계속되는 공격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히 필요한 무기와 장비로 구성된 중요한 패키지를 오늘 우크라이나에 보낸다"며 "1억2500만달러 규모의 이 지원 패키지에는 방공 요격기, 로켓 시스템 및 포병용 군수품, 대전차 무기, 다중 임무 레이더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패키지는 우크라이나 안보 관련 추가 예산안 승인 이후 이뤄진 10번째 지원이라고 부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월 우크라이나, 대만, 이스라엘 등을 지원하기 위한 950억달러 규모의 추가 안보 예산안에 서명했다. 추가 안보 예산안 중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규모는 610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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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 교전 나흘째…"우크라, 합동 군사 작전으로 빠르게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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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회의 서기,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과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습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진=(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에서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 간 교전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6일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를 이용해 개전 후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급습 중이라며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병력을 진입시켰다고 밝혔고, 양측의 교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쿠르스크 대응 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9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러시아 연방 영토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을 무력화하는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280명 이상과 전차 4대를 포함한 장갑차 27대 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쿠르스크주 교전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최대 945명, 장갑차 102대(전차 12대 포함) 등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러시아 측은 본토로 더 깊이 진격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시도를 좌절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최소 4개 여단이 이번 작전에 참여했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군사 분석자 프란츠-슈테판 가디는 뉴욕타임스(NYT)에 "(우크라이나의 작전은) 상당히 잘 조율되고 계획된 합동 군사 작전"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의) 상당히 효과적인 기계화 부대가 빠른 속도로 (러시아 본토로)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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