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4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한국기원 “총재 맡아주실 분 구합니다”

조선일보 이홍렬 기자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후임자 못 찾아 代行 체제로
과거 정·재계 거물들 역임
7월 26일 열린 한국기원 이사회 광경. 차기 총재 선임 때까지 김인한 총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키로 결의했다. /한국기원

7월 26일 열린 한국기원 이사회 광경. 차기 총재 선임 때까지 김인한 총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키로 결의했다. /한국기원


‘한국기원호(號)’가 기어이 대행 체제에 들어섰다. 수개월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기 총재 영입에 일단 실패한 것이다. 한국기원은 지난달 28일 임기가 끝난 임채정(83) 총재 후임자를 결정하지 못한 채 김인한(73) 부총재에게 총재권한대행 직무를 맡겼다.

한국 바둑계가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홍석현 19대 총재의 전격 사퇴로 조상호 부총재가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재권한대행을 맡아 3개월여 재임한 사례가 있다. 한국기원 정관의 ‘총재 궐위 시 부총재 중 연장자가 총재권한대행을 맡는다’는 조항은 이때 만들어졌다.

바둑계는 긴장하고 있다. 6년 전 상황은 갈등으로 인한 과도기적 불가피성이 있었던 데 반해 이번 경우는 지원자가 없어 대행 체제로 이어졌기 때문. 한마디로 한국바둑을 이끄는 총재가 별로 인기 없는 자리임이 입증된 셈이다.

한국기원 최고직 자리 호칭은 지난 50여 년 동안 ‘총재’와 ‘이사장’을 여러 번 오갔다. 1955년 이사장으로 출발한 뒤 1969년 총재 제도를 도입했고, 이후 다시 이사장 체제로 갔다가 2014년 홍석현씨가 취임하면서 총재제로 환원됐다.

역대 한국기원 총재(이사장 포함)를 지낸 인물은 연(延) 31명에 이른다. 그 면면이 다른 어떤 단체도 부럽지 않을 만큼 화려했다. 초대 이후락, 2~4대 김우중, 5대 총재를 한화갑씨가 지냈다. 장경근 서정귀 장재식 현재현 허동수(이상 재임순) 등 정·재계를 주물러온 당대 거물급 인사들도 한국 바둑 성장을 맨 앞에서 진두지휘했다.

한국기원은 연초부터 기전(棋戰) 후원 기업 오너를 중심으로 22대 총재 후보를 물색해 왔지만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대행 체제에 진입하면서 후보군을 정계 및 학계 쪽까지 넓혀 대상을 물색 중이다. 때맞춰 바둑계 일각에선 “한국기원 새 총재 후보에 프로 기사도 포함시킬 때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은 최근 들어 전문 기사가 행정 사령탑을 맡았다. 중국은 창하오(常昊·48)가 바둑협회 주석으로 활동한 지 만 1년이 지났고, 일본은 7월 초 투표로 다케미야 요코(武宮陽光·47) 6단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국내 프로 중 한국기원 최고위 임원에 오른 기사는 한상열(76) 6단으로, 현직이자 역대 유일의 기사 부총재다. 조훈현(71) 9단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고 김인 9단은 2004년부터 2021년 타계할 때까지 모두 이사로만 활동했다.

하지만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이 한국기원 총수의 주 임무란 점에서 승부만 해온 프로 기사에겐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도 일부에서 나온다. 중국 바둑협회의 경우 모든 예산과 지출은 국가에서 관리한다.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은 “재정 확충, 보급 확대, 기전 활성화 등 세 가지가 4년 임기 새 총재에게 기대하는 핵심 과제”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적임자를 영입하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홍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민종 미우새 논란
    김민종 미우새 논란
  2. 2이이경 유재석 패싱 논란
    이이경 유재석 패싱 논란
  3. 3차태현 성격 논란
    차태현 성격 논란
  4. 4박나래 주사이모 논란
    박나래 주사이모 논란
  5. 5윤태영 웰터급 챔피언
    윤태영 웰터급 챔피언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