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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캐롤리나 마린이 부상 후 괴로워한다 |
한국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삼성생명)과 결승에서 멋진 접전을 선보인허빙자오(중국)는 스포츠 매너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허빙자오는 5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허빙자오는 승부 이상의 것을 보여줬다. 경기 후 안세영과 포옹하고 악수를 나누며 승자를 축하했고, 자신의 은메달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알았다.
여기에 더불어 준결승에서 맞붙은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위해 스페인 국기를 함께 들고 단상에 올랐다.
전날 마린은 허빙자오와 2게임을 치르던 도중 오른쪽 무릎이 꺾이는 부상을 입고 기권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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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캐롤리나 마린이 부상 후 괴로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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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 후 시상대에 올라선 허빙자오가 카롤리나 마린을 기리는 의미로 스페인 배지를 들었다 |
허빙자오는 마린을 존중하고 그의 정신을 결승까지 가져가겠다는 바람으로 스페인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배지를 메달 옆에 나란히 들어보였다.
하지만 마린의 부상패에 배드민턴 팬들은 "업보"라며 입을 한데 모으는 상황이다.
카롤리나 마린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단식 금메달리스트에 오른 강호다. 그 외에도 2014 코펜하겐, 2015 자카르타, 2018 난징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 등 뛰어난 실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마린은 종종 코트에서 스포츠정신에 어긋나는 비신사적 행위를 저지른다는 혹평이 따른다.
마린은 안세영과도 만난 적이 있다. 지난 2021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MF) 월드 투어 슈퍼 1000 태국 오픈 4강에서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됐다. 당시 마린은 안세영이 바닥에 낮게 놓인 셔틀콕을 받아치자 곧바로 네트 앞에서 스매시로 안세영의 몸통과 다리 사이를 고의로 세게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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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롤리나 마린 |
또한 지난 2015년 독일 오픈 결승전 당시에는 성지현과 맞붙어 경기를 고의로 지연시키는가 하면, 실점한 후에도 바닥에 떨어진 셔틀콕을 리턴하지 않아 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그 밖에 안세영 등 상대 선수의 코 앞에서 고의로 큰 소리를 지르거나, 네트 앞 바닥에 떨어진 셔틀콕을 먼지 털어내듯 상대방에게 툭 치워버리는 등의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중국의 리쉐루이와 만난 4강전에서는 리쉐루이가 착지 도중 발목이 크게 꺾여 쓰러지자 활짝 웃으며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 때문에 카롤리나 마린의 비신사적 행위만을 모은 동영상도 해외팬들 사이에 퍼지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단식전 탈락 후 마린의 SNS에도 스페인 팬을 제외한 배드민턴 팬들이 몰려와 "카르마(불교 용어로 '업보'라는 의미)다" "꼴 좋다, 술이라도 사서 축배나 들어야겠다" "파리에서 벌 받았네" 등의 냉정하지만 그간 쌓인 격노가 선명하게 묻어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배지로 상대 선수의 투혼을 조용히 기린 허빙자오의 스포츠맨십과 매너가 더욱 부각된다는 칭찬도 보였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이 여자 단식 금메달, 김원호-정나은이 혼성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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