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처음으로 올림픽 개최지행 항공권을 선물한 지민형. 사진 출처 지민형 인스타그램 |
파리 올림픽 공식 프로필에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밝힌 다른 나라 대표 선수는 총 네 명이다.
한국 탁구 대표팀에서도 뛴 적이 있는 지민형(37·호주)은 30대가 되어서야 외국 대표로 첫 올림픽에 나간 케이스다.
2011년 센진(深圳) 유니버시아드 여자 단식 동메달리스트로 한국 실업팀 안산시청에서 뛰던 지민형은 2016년 라켓을 내려놓기로 하고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로 떠났다.
지민형은 “현실적으로 (한국) 대표팀에 다시 뽑히기 어렵다는 생각에 선수 생활을 계속할 이유를 잃어 버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제2의 인생’을 계획하며 떠난 호주에서 클럽 활동을 시작하며 라켓을 다시 잡았고 2021년 시민권을 받은 뒤부터 호주 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주한미군 군무원 딸로 한국에서 나고 자란 괌 유도 대표 마리아 에스카노. 사진 출처 괌유도회 홈페이지 |
괌 유도 대표 마리아 에스카노(22)도 인생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다.
아버지는 필리핀계 미국인, 어머니는 러시아 출신인 에스카노는 아버지가 주한미군 군무원으로 일하던 서울에서 태어나 의정부에서 이종명 경기도유도회 사무국장에게 유도를 처음 배웠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서울미국인고 재학 시절 ‘서울의 팰컨’으로 통했던 에스카노는 현재 일본 센다이대에서 유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에스카노는 친할머니가 괌에 살고 있어 이 미국령 섬나라 대표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여자 57kg급 선수인 에스카노는 이번 대회 1회전에서 마리아나 에스테베스(28·기니)에게 한 판으로 패하면서 딱 한 경기 만에 첫 올림픽 일정을 마감했다.
이민 1.5세대인 리디아 고(왼쪽)와 오드리 권. 사진 출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미국 수영 대표팀 홈페이지 |
리디아 고(27·뉴질랜드·골프)와 오드리 권(18·미국·아틱스틱 스위밍)은 흔히 말하는 이민 1.5 세대다.
두 선수 모두 서울에서 태어난 뒤 리디아 고는 여섯 살, 오드리 권은 두 살 때 한국을 떠났다.
리디아 고는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은, 2021년 도쿄 대회 때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드리 권은 이번이 개인 첫 올림픽 출전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왼쪽)와 김지수. 둘 다 흰색 도복. 파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번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 중인 세 명 역시 모두 여자 선수다.
에스카노와 같은 체급(여자 57kg급) 은메달리스트인 허미미(22)와 같은 종목 63kg급 대표 김지수(24)는 재일교포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 5대손으로 일본 도쿄에서 나고 자란 허미미는 2022년부터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지수는 2017년 일본 대표팀에도 뽑혔던 선수로 2018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삐약이’ 신유빈(20)과 여자 복식 세계랭킹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탁구 대표 전지희(32)는 중국에서 귀화해 2011년부터 13년 동안 한국 대표 선수로 활약 중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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