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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시작 6분 후 ‘탕, 탕, 탕’… “제때 고개 돌려 살았다” [트럼프 피격]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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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민정책 비판 발언하며
차트 바라보는 순간 세차례 총성
놀란듯 오른쪽 뺨 감싸며 몸숙여
1분후 경호원 부축 받으며 일어나
청중들에 주먹 흔들며 연단 떠나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번 보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대형 스크린의 차트를 가리키는 순간 ‘탕, 탕, 탕’하고 세 차례 정도 총성이 울렸다.

사진=AP·로이터연합뉴스

사진=AP·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시작 6분 후 총성이 시작되자 깜짝 놀란 듯 인상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오른뺨 쪽으로 가져갔고, 곧 바닥으로 몸을 숙였다. 이어 경호원 여러 명이 무대로 뛰어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워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몸을 숙인 뒤에도 수차례 총성이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뒤쪽으로 ‘조 바이든 너는 해고다’, ‘트럼프 2024년 대통령’ 등의 피켓을 들고 있던 지지자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총성이 울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 등이 카메라에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 뒤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를 포함한 청중들이 일제히 몸을 웅크리는 모습 역시 생중계됐다. 총소리가 울린 지 약 15초 후에는 여성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한참 이어지기도 했다.

총성 이후 약 1분이 지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가 쓰고 있던 빨간 모자가 벗겨져 머리는 헝클어졌고, 셔츠가 풀어헤쳐진 상태였다. 귀와 오른쪽 뺨, 입 주변에 선명한 핏자국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먹을 흔들며 똑같은 단어를 세 번 외쳤는데, 외신들은 그가 ‘싸우자(fight), 싸우자, 싸우자’라고 말했다고 분석했다. 총을 맞고도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국면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섯 명 정도의 경호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어깨동무를 해 스크럼을 짜고 무대 아래로 이동하려고 하는 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다려, 기다려”라고 외치고, 청중을 향해 자신은 문제없다는 듯 주먹을 쥐어 흔들어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를 받으며 연단에서 내려가는 동안 입을 꽉 다문 채로 계속해서 청중을 향해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였고, 청중들은 그제야 ‘유에스에이’(USA)를 외치고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유세에 참석했던 버네사 애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때(right in the nick of time)에 차트 중 하나를 보기 위해 머리를 돌렸다면서 그렇지 않았더라면 총알이 머리에 맞았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머리를 움직이지 않았다면 상태는 훨씬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CNN 등 일부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상했다고 전했으나, 당시까지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에 묻은 피가 총격을 받은 것인지 무대 밑으로 엎드리거나 경호원들로부터 보호를 받는 과정에서 다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총성이 울린 지 2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상황은 일단 종료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차량을 이용해 유세 현장을 빠져나갔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곧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괜찮으며 지역 의료 시설에서 검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경호국도 성명을 내고 “경호국은 보호 조치 시행에 들어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안전하다”면서 “이 건에 대해선 현재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는 가능할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있고 2시간30분쯤 지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총격범이 쏜 총알에 자신의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됐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범이 사살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 등이 유포되기도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매체 TMZ는 14일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남성은 지붕에 엎드려 표적을 향해 총기를 조준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TMZ는 “남자가 갈색 긴 머리를 하고 회색 티셔츠, 카키색 바지를 입고 있다”며 “표적을 정확히 겨누려고 조심스럽게 노력하다가 방아쇠를 당겼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 발포 장면은 잡히지 않았다. 총성이 여러 차례 연속으로 울린 뒤 영상 밖에 있는 사람들의 비명이 뒤따랐다. 총격범이 총구의 방향을 돌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얘기, 누가 총에 맞았다는 말 등이 혼란 속에 쏟아져나왔다. 그 뒤 영상에서는 지붕 위에 있던 남성이 숨진 것처럼 아무 움직임 없이 누워있는 모습이 나온다.


틱톡에서는 같은 시간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던 연단을 담은 영상이 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성이 여러 차례 울린 직후 자기 귀를 잡는다. 총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 부분을 관통한 직후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연단 뒤 지붕에 있는 경호팀의 저격수로 보이는 요원이 사격하는 듯한 장면이 들어 있다. 두 영상을 종합하면 크룩스로 추정되는 남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호팀 저격수가 해당 남성을 저격한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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