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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경찰 와요” 시부야 흔든 ‘캐릭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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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용 굿즈서 엔터업계 필수템으로


매경이코노미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점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 (IPX 제공)


살이 녹는 듯한 더위, 얼굴과 몸에선 땀이 줄줄 흐른다. 그런데도 일본 시부야 한복판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지난 6월 26일 IPX(라인프렌즈)가 문을 연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점 앞 풍경이다. 내부 예상을 넘어선 인파에 IPX 직원들은 서둘러 방문 시간대가 적힌 번호표를 분배했다. 시부야는 인도가 좁아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 경찰이 나서 해산 명령을 내리기 때문이다.

더위도 잊고 줄을 선 이들의 정체는 뉴진스 팬덤 ‘버니즈’다. 이날 매장 지하 1층과 지상 2층은 뉴진스 상징인 ‘토끼(Tokki)’와 IPX 캐릭터 IP(지식재산권) ‘미니니(minini)’가 만나 탄생한 ‘버니니(bunini)’ 캐릭터 상품과 일본 문화예술계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히로시 후지와라 협업 상품이 전시됐다. 무라카미 다카시와 매장을 찾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일본 버니즈가 보여준 사랑에 감사하다”며 “(무라카미 다카시가) 먼저 뉴진스 팬이라고 말해줬다. 같이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찾다 IP를 떠올렸고, 이를 가장 잘하고 도와줄 수 있는 IPX와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K팝 등 K컬처 열풍에 캐릭터 IP 생태계도 날개를 달고 있다. 특히 일본 등 해외 시장 수요도 빠르게 늘면서 관련 기업의 해외 공략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점도 IPX의 해외 라인프렌즈 스퀘어 첫 정규 스토어다. IPX 측은 “2017년 일본 법인 설립 이후 2023년까지 일본 내 IP 거래량은 연평균 성장률(CAGR) 29%를 기록 중”이라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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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팝업 지하 1층에는 캐릭터와 아티스트에 몰입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위). 지상 1층에는 BT21과 라인프렌즈 오리지널 상품이 전시됐다(아래). (IPX 제공)


캐릭터 IP도 산업으로 ‘밸류업’

마케팅용 → 새로운 엔터 전략으로

캐릭터 IP를 이해하려면 먼저 IP 개념을 알아야 한다. IP는 말 그대로 소유권 혹은 지식재산권이다. IP 특징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다. 잘 만든 IP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르는 배경이다. 이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IP를 ‘정보재’로 분류한다. 정보재는 초기 개발 비용 부담은 크지만 한계비용이 낮다. 서비스 확장 시 비용 부담이 적다는 의미다.

IP 비즈니스는 크게 콘텐츠 IP와 캐릭터 IP로 나뉜다. 지금까지 주목받은 건 콘텐츠 IP다. 웹툰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영화가 주목받으면서다. 콘텐츠 IP 인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변우석 신드롬을 만든 ‘선재 업고 튀어’도 웹툰 원작 드라마다. 반면 지금껏 캐릭터 IP는 산업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다. ‘아기상어’ 등 일부 예외 사례를 제외하면 특정 브랜드나 아티스트의 단기 홍보·마케팅 수단에 머물렀다. 아티스트 얼굴을 딴 캐릭터를 넣은 의류나 가방을 판매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엔터테인먼트업계를 중심으로 캐릭터 IP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놀이 문화’ ‘팬 충성심을 강화할 주요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짙어지면서다.

방탄소년단(BTS) 캐릭터 BT21 성공이 기점이 됐다. BT21은 단순히 BTS 멤버 얼굴을 캐릭터화한 캐릭터 IP가 아니다. BTS가 직접 초기 스케치 디자인과 캐릭터 성격·세계관 설정에 참여했다. 캐릭터 자체에 스토리가 담겼다. 이를 기반으로 상품뿐 아니라 각종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예를 들어 BT21 미식가 캐릭터 RJ(BTS 멤버 ‘진’)는 먹방 인플루언서로 활약 중이다. 최근 BTS 멤버 ‘진’ 전역을 기념해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스퀘어 명동에서 ‘RJ 웰컴 파티’ 테마 팝업이 열리기도 했다. RJ는 서울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공원에서 진행 중인 ‘K-푸드 페스티벌 넉넉’에도 인플루언서로 참여해 팬들과 소통 중이다.

이에 아이돌 캐릭터 IP는 엔터테인먼트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뉴진스 ‘버니니’부터 아이브의 ‘미니브 미니니’, 제로베이스원 ‘제로니’ 등 줄을 잇는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기존 캐릭터가 소속사 팬 서비스 차원에서 얼굴을 형상화한 캐릭터 수준이었다면 요즘은 새로운 산업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IP 전문 기업과 협업해 멤버 개성과 스토리 라인 등 확장성을 한 번에 챙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멤버가 캐릭터 제작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도 팬덤 충성도를 높이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등을 방문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존재감 커진 IP 전문 기업

IPX 연간 거래량 1조원 훌쩍

엔터테인먼트업계 내 캐릭터 IP 중요성이 커지면서 IP 전문 기업이 각광받고 있다. 캐릭터 IP 제작 전반과 상품화·전시 등에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 앞서 언급된 BTS BT21·뉴진스 버니니·아이브 미니브 미니니·제로베이스원 제로니 모두 각 소속사와 IPX가 협업한 캐릭터 IP다. 2015년 설립된 IPX는 캐릭터 IP 사업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IPX 관계자는 “10년 동안 쌓은 IPX의 IP 비즈니스 노하우로 K팝 아티스트와 캐릭터 IP 비즈니스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IPX 존재감은 실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업 초기(2016년) 연간 27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IP 거래량은 최근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016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28%에 달한다.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은 만큼 추가적인 거래량 확대도 기대된다.

특히 일본 시장 성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IPX는 2017년 일본 법인을 세우고 2018년 본격 현지 사업 확장에 나섰다. 코카콜라 재팬과 산토리, 반다이 등 현지 브랜드 협업을 앞세워 매출도 우상향 중이다. 2019년 연간 60억원 정도였던 일본 법인 매출은 최근 사업연도 기준 405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2019년 대비 2023년 일본 내 IP 등 라이선스 부문 매출은 약 50% 가까이 늘었다는 게 IPX 설명이다.

이에 힘입어 IPX는 올해 자사 최대 행사 ‘IPX 서밋(Summit)’을 일본에서 개최했다. 첫 사례다. IPX 관계자는 “일본에서 개최한 첫 서밋이다. 일본 파트너사 측에 BT21과 각종 K팝 관련 IP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고, 앞으로 전개할 일본 내 IP 비즈니스 방향성 등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IPX는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 1억명을 기록 중인 글로벌 게임사 호요버스의 ‘원신(Genshin Impact)’과 협업 계획도 밝혔다. 원신 IP에 IPX 상징인 ‘미니니’를 더해 새로운 IP를 만들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7호 (2024.07.03~2024.07.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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