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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주범, 징역 23년…“미성년자를 영리도구로 이용”

동아일보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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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 씨(27)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2022년 10월부터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 음료 제조 및 배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 씨가 마약 제조책인 길모 씨에게 범죄집단 가입을 권유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한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씨가) 친구로서 (길 씨에게) 부탁한 거라고 주장한다”면서도 “(이 씨는 길 씨를) 범죄집단에 가입하게 했고,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씨가 길 씨를) 협박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협박하지 않았어도 이 사건의 범행을 지시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미성년자 마약 제공은 법정 최고형이 무기징역이지만 영리 목적의 미성년자 마약 투약은 최고 사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표적으로 삼아 금전을 갈취하려고 치밀하게 계획한 다음 역할에 따라 실제로 실행에 옮긴 범행”이라며 “(범행 대상은) 마약, 필로폰 급성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나타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를 영리 도구로 이용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엄벌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다만 이 씨가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공갈은 미수에 그친 점,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범죄 일당이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등의 기능을 내세운 신제품 음료 출시 시음 행사를 빙자해 필로폰을 넣은 우유를 고등학생 등에게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씨 등은 이후 학부모에게 전화해 “자녀가 마약을 했다”면서 공갈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범죄집단이 범행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서 범행을 주도하던 이 씨는 지난해 5월 24일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검거된 뒤 그해 12월 국내로 압송됐다. 올 4월에는 마약 공급 총책인 중국 동포 이모 씨(38)가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공갈 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씨와 또 다른 김모 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갈미수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공범 류모 씨와 박모 씨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보다 먼저 기소된 피의자 4명은 올 4월 항소심 선고를 받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로 기소된 길 씨는 2심에서 징역 18년을,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마약 공급책 박모 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 씨는 각각 징역 10년, 7년을 선고받았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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