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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위 밖 상품이 1·2위로…공정위 “소비자 기만·업체 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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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최대 과징금 왜?
경향신문

‘우선 진열, 업계 관행’ 주장에
‘판매자 쿠팡, 이해충돌’ 반박

‘입점업체 매출도 증가’ 주장엔
중개 상품 거래액 감소 제시
시민단체 “김범석 고발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자사 상품 우대행위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내놓은 1000억원대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조치는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쿠팡 운영위원회에서 임직원 후기 작성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김범석 의장 등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쿠팡은 ‘쿠팡 랭킹순’을 판매량·사용자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검색 순위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상품을 결정하므로 자사 제품이 상단에 노출된다고 해서 구매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쿠팡이 자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소비자를 속였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이 객관적 지표를 통해 상품을 진열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쿠팡은 임의로 자사 상품을 상위에 노출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자사 상품 인지도가 낮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판매하기 어려워지자 알고리즘 조작 등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고 봤다. 실제 공정위 조사에서 쿠팡이 검색 순위 100위 밖에 있던 자사 상품들을 프로모션(알고리즘 적용 방식)을 통해 검색 순위 1, 2위로 올린 경우가 확인됐다.

임직원 후기 내용도 소비자 선호와 무관하게 작성됐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한 자체브랜드(PB) 상품에 대한 임직원 3명의 구매 후기 평균 별점은 4.33점이었는데, 이후 일반 소비자 10명이 준 평균 별점은 2.8점으로 뚝 떨어졌다.

PB 상품 우대가 관행인지도 쟁점이다. 쿠팡은 편의점·대형마트도 PB 상품 골든존(170㎝ 이하 매대)에 배치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경쟁당국이 PB 상품 진열 순서를 규제한 선례가 없다고도 했다.

반면 공정위는 쿠팡이 ‘이중적 지위’에 있어 일반 유통업체의 PB 우대와 다르다고 판단했다. 검색순위 산정 기준을 정하고 상품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인 동시에, 자사 상품을 판매함에 따라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매장 전반을 둘러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검색순위 20위 내에서 대부분의 상품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아마존이 자사제품을 우선노출한 행위를 제재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을 예로 들며, 해외 경쟁당국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노출 관련 불공정행위를 제재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그동안 입점업체의 매출이 늘었고, 공정위가 이들 업체의 피해 규모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제재로 많은 중소업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공정위 판단은 달랐다. 쿠팡의 자사 상품 우대로 21만개 중소 입점업체가 피해를 봤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쿠팡 거래액에서 자사 상품 비중이 2019년 59.5%에서 2022년 70.2%로 증가한 점을 내세웠다. 같은 기간 중개 상품 비중은 40.5%에서 29.9%로 줄었다.

쿠팡 운영위원회인 CLT가 임직원 후기 작성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임직원 후기를 공정위에 신고한 참여연대는 “후기 조작행위가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조직적 관리하에 이뤄진 만큼 개인에 대한 고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공정위는 “특정인을 고발해 책임을 지울 정도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김세훈·박상영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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