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어젯밤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고 휴전 제안 준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휴전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이 제안한 것이라며 공개한 3단계 휴전안을 말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만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
3단계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 밀집지역에서 철수하고 6주 동안 정전 상태에 들어가며 여성ㆍ노약자 등 일부 인질을 석방하는 1단계 ▶모든 생존 인질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2단계 ▶가자지구 재건이 시작되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안보리가 채택한 이번 결의안은 이 3단계 휴전안의 수용을 하마스에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협상 내용을 지체하지 않고 조건 없이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10일 열린 회의는 6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재로 열렸으며 결의안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이 찬성했고 러시아는 기권했다.
블링컨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
블링컨 장관은 안보리의 3단계 휴전안 지지 결의를 하마스가 환영하고, 수용하기로 한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마스는 결의안 채택 직후 “이번 안보리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한다”며 “우리 주민과 저항운동의 요구, 일관된 원칙들을 이행하기 위한 간접 협상에 관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 측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아바스 수반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의안 채택은 가자지구 제노사이드(대량학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결의안 채택 후 “안보리는 하마스에 휴전 협상안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스라엘은 협상안에 이미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싸움은 오늘이라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안보리는 이전에 세 차례의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안보리의 결의안과 관련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했다.
가자지구의 휴전을 끌어내려는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진 건 오는 11월 대선 전 어떻게든 전쟁을 종식해 외교 성과로 인정받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이번 결의안에 대한 하마스 지도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도 "(휴전)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의 발언인 만큼 그들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 이후 가자지구 계획에 관한 (관련자들과의) 대화가 오늘 오후부터 며칠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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