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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현직 대통령 재판 안 받는다” 헌법에 적시

조선일보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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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별도 헌법 규정 없어 논란
대통령제를 택한 국가들은 한국처럼 헌법에 대통령의 ‘불소추(不訴追) 특권’ 규정을 대부분 두고 있다. ‘내란·외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한국 헌법과 거의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둔 곳이 대부분이다. 취임 전 후보자 시절에 형사 기소를 당하는 경우는 예상하지 못하고 만든 것이다. 이 국가들은 기소된 후보자가 출마할 경우 한국과 비슷한 논란이 생길 소지가 있다. 이탈리아·그리스·대만(총통)·필리핀·싱가포르 등이 여기 속한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사건 네 건이 진행 중인 미국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판 절차 진행 여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이를 판단할 연방법이나 판례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범죄자도, 심지어 교도소에서도 출마·당선이 가능하다. 재판이 진행돼 유죄판결을 받아도 대통령직엔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직무 수행 중인 현직 대통령을 수감할 수 있는지, 교도소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해도 되는지 등에 대해선 어느 법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아 해석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에게 사면권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스스로를 사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면 권한은 연방 범죄에만 적용되고, 주(州) 차원에서 기소된 ‘성 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뉴욕주 검찰이 기소)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통령제 국가 중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한 권한이 있는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 헌법 67조는 “프랑스 대통령 임기 중엔 그 어떤 법원이나 행정 당국도 증언을 위해 대통령의 출석을 요구할 수 없으며, 대통령은 제소(提訴)나 수사 또는 소추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재임 중엔 법원에 증인으로도 출석하지 못하고 수사 대상도 아니라고 규정한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재판받을 때는 반드시 법원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실상 재판 절차가 중단되는 셈이다.

프랑스 헌법의 취지는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해 국정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측면이 강하다. 같은 조항에 “대통령이어서 중단된 고소·소송은 직무가 중단된 후 한 달 후 재개된다”로 못 박고 있다. 탄핵이나 임기 종료로 자리에서 내려온 이후에는 일반 국민처럼 법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는 뜻이다. 바로 다음 조항인 68조는 현직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면, 의회가 탄핵으로 대통령 임기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절차를 정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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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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