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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m 스크린, 항공기 항적 빼곡했다…24시간 잠들지 않는 이곳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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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082편 기장입니다. 말씀하세요.”

“워싱턴에서 출발한 KE093편에서 라이트 터뷸런스(약한 난기류)가 있다고 해서 비행에 참고하시라고 연락드렸습니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8층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 OCC).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KE082편 기장에게 김성진 대한항공 통제운영팀 차장이 실시간으로 기상 상황을 설명했다. 같은 항로를 먼저 비행한 항공기가 난기류를 보고하자 뒤따르는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전 세계 하늘을 비행 중인 대한항공 모든 항공기의 경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OCC는 잠들지 않는 지상 조종실이다. 항공 전문가 240여 명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한다. 매일 400여 편의 운항을 소화하는 항공기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두뇌 같은 곳이다. 이날 대한항공은 리모델링후 지난해 12월 새로 문을 연 OCC를 미디어에 처음 공개했다. OCC를 외부에 공개한 건 2016년 이후 8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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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OCC)에 설치된 가로18미터, 세로 1.7미터 크기의 월스크린에서는 전 세계에서 비행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사진 박영우 기자





안전운항 브레인 OCC



센터 가장 안쪽에는 가로 18미터, 세로 1.7미터 크기의 대형 월 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방문 당시엔 운항 중인 항공기 85대의 레이더 항적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비행 감시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수십개의 비행기 아이콘들 아래 항공편명이 표시 돼 있고, 흰색 점선으로 표시된 항로와 함께 난기류·제트기류 같은 기상 정보가 한 눈에 펼쳐졌다. 뉴욕에서 인천으로 비행 중인 KE082편의 아이콘을 클릭하자 실시간 비행 고도와 남은 연료량 정보가 나왔다. 이 스크린 양옆으로 배치된 모니터 4개에선 전 세계 뉴스 속보가 방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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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본사 정비격납고는 길이 180m, 폭 90m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규모다. 높이는 25m로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한다.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24시간 진행한다. 사진 박영우 기자


최근 OCC가 가장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분야는 기상 상황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엔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행 항공기가 난기류로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 하면서 1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OCC에선 미국, 일본, 한국 기상청의 기상 정보를 취합해 난기류가 예상되는 항로를 피할 수 있도록 운항 중인 항공기들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이 밖에 승객 좌석과 화물 탑재 위치를 결정하고, 정비 기술을 지원하는 등 항공기 안전 운항과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안전사고 ‘제로’에 도전



OCC에 이어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를 방문했다. 소형 항공기 3대가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하는 높이(25m)에, 길이 180m, 폭 90m로 축구장 2개 크기의 면적을 자랑하는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정비 격납고다. 3100명의 전문 정비사들이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작업을 24시간 쉼없이 한다. 이륙 전과 착륙 후 기체 상태를 이곳에서 점검한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항공기 핵심 부품인 엔진을 분해하고 검사·수리해서 원 상태 그대로 복원하는 최상위 정비 단계 ‘오버홀’을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항공사다. 이런 정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사보다 평균 1~2% 높은 정시 운항률을 자랑한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항공사 실적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3년 기종별로 99.17~99.84%의 정시 운항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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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대한항공은 이날 기내 객실 승무원의 교육과 안전을 책임지는 객실훈련센터와 항공 종사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항공의료센터 등도 공개했다. 대한항공 측은 항공기와 부품 교체 비용 외에 안전 분야에만 매년 4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라는 경영 방침에 따라서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80% 이상의 직원이 안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라며 “운항과 정비 등 항공 안전을 위한 모든 요소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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