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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변호사 억대 연봉” 옛말…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500명 제때 취업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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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연수기간 채워야해 자비 부담
‘변협 연수’ 신청 합격자 3명 중 1명
자비 연수 2021년 이후 급증세
변호사 공급 증가로 구직 경쟁 격화
‘스스로 재판 준비’ 증가에 수요는 감소


매일경제

이화여대 로스쿨 전경 [사진 출처 = 이화여대]


올해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약 1700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진행하는 ‘변시 합격자 연수’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9년 로스쿨 첫 도입 후 정원이 2000명으로 크게 늘면서 법률시장에 나오는 신규 변호사 수도 2배 이상으로 늘었는데, 개인 능력에 따라 누구는 일자리를 골라 택하고 누구는 못 구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변협이 변시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수 신청자는 전체 변시 합격자 1745명 중 53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합격생의 약 31% 수준으로, 개인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더라도 합격자 중 약 3분의 1에 달하는 인원이 시기에 맞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셈이다.

변호사법 제21조의 2(법률사무소 개설 요건 등)에 따르면 변호사는 6개월 이상 국가기관과 법무법인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상 매년 4월 변시 합격 여부가 발표되면 합격자들은 5월부터 바로 법무법인이나 국가기관 등에 취업해 10월까지 경력을 쌓는다. 대형으로 분류되는 10대 법무법인의 경우 우수한 인력 우선 확보를 위해 변시 합격자 발표 전 로스쿨 단계에서 미리 채용연계형 인턴을 모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출근할 직장이 없는 변시 합격자들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커리어를 쌓기 위해 변협 연수를 들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6개월간 변협 연수를 수료하면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일한 것과 똑같이 경력을 쌓은 것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연수 참가 비용은 약 110만원으로 적지 않은 액수이지만 취업 못한 변시 합격자들이 해당 연수를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변협 연수 신청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제10회 연수 때는 변시 합격자 282명이 신청했다. 이후 2022년 393명, 지난해 432명을 거쳐 올해 533명으로 크게 늘었다.

변호사들이 겪는 취업 경쟁 심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로스쿨 도입 후 급증한 변호사 정원이 지목된다. 매년 변호사 시험을 통해 1700명대 초반 정도의 변호사가 신규 배출된다. 로스쿨 도입 직후와 비교해보면 변호사 수는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변시가 처음 시행된 2012년 등록 변호사 수는 1만4534명이었는데, 지난해 기준 3만4672명으로 늘면서 약 138% 급증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협 연수를 듣는 변시 합격자의 80% 이상이 로펌 취업 등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신청하는 경우”라며 “변시 합격후 일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동기들이 많다”고 말했다.

리걸테크(법률·기술 결합 서비스) 혁신 등으로 법률시장 환경이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송사에 휘말리면 무조건 변호사를 선임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리걸테크 플랫폼 등을 활용해 1차 법률지식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쟁점이 복잡하지 않은 경우 사건 당사자가 스스로 재판을 준비하는 ‘나 홀로 재판’이 늘어났다.

변협 관계자는 “주로 대기업이나 대형 법무법인이 신입 변호사들을 많이 영입하고 고연봉을 지급한다”며 “법률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렵다 보니 신규채용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마냥 전문직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억대 연봉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앞으로는 개인의 강점을 살려 전문성을 제대로 키워나가는 경쟁력 있는 변호사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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