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김호중, 뺑소니 혐의 출금… ‘40억대 콘서트 강행’ 논란

동아일보 김수현 기자,이수연 기자,서지원 기자,최지선 기자
원문보기
가수 김호중 2024.3.26/뉴스1

가수 김호중 2024.3.26/뉴스1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사고를 낸 지 열흘 만에 출국금지됐다. 경찰은 매니저에게 거짓 자백을 지시한 소속사 대표 등 3명도 함께 출국금지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김 씨는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도 23일로 예정된 대형 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했고,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김 씨 측 전관 변호사가 “끝까지 다투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뺑소니-범인도피 등 4명 출국금지

2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뺑소니(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적용됐다. 사고 직후 김 씨의 옷으로 바꿔입고 경찰에 대신 출석해 거짓 자백한 매니저에겐 범인도피 혐의를, 이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에겐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사고 직후 김 씨 차량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한 소속사 본부장도 출국금지 조치됐는데, 증거인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에 몰았던 다른 차량에서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후 줄곧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열흘만인 19일 사과문을 내고 “음주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사고 전 3차에 이르는 술자리에 참석하고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등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도 경찰이 김 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치(0.03%) 이상이었던 걸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고 약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호흡 검사를 했지만 당시엔 음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20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김 씨 측 진술에 비춰) 음주가 있었다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지만 구체적 (음주) 양에 대해서는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가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여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 전관 변호사 “무죄 가능성”… 대형 콘서트도 강행

이런 상황에서 김 씨의 변호를 맡은 조남관 변호사(전 검찰총장 직무대리)가 20일 소속사에 보낸 입장문 초안에 “음주운전에 대해 직접 증거가 부족해 보이므로 끝까지 다투면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썼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전 술자리 참석은 직접 증거가 되기 어렵고, 음주 수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경찰은 김 씨의 경우 음주운전 여부 입증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 청장은 “김 씨 사건에서는 ‘위드마크’ 공식(음주 후 경과 시간 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방식)이 유죄 인정 근거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0년 도입한 ‘음주 대사체 분석법’을 통해 “김 씨가 사고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낸 것도 변수다. 음주 대사체는 알코올 섭취의 부산물로, 음주 후 72시간이 지나도 체내에서 검출된다.


조 변호사는 “(무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는 (여론) 자극 우려로 공식 입장문에서는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일 조 변호사를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 씨 측은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수익이 4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형 공연이다. 공연 관계자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가 어렵게 모이는데다 (김 씨 사고로 누군가) 다치지도, (김 씨가) 구속되지도 않았는데 취소할 수 없다”고 했다. 주최 측이었던 KBS는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김 씨는 고등학생 시절 폭력조직에 가담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한 교사의 설득으로 성악을 배워 2008년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그의 사연이 영화 ‘파파로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위기를 겪게 됐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에스파 닝닝 홍백가합전 불참
    에스파 닝닝 홍백가합전 불참
  2. 2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3. 3전현무 기안84 대상
    전현무 기안84 대상
  4. 4삼성생명 신한은행 경기 결과
    삼성생명 신한은행 경기 결과
  5. 5심현섭 조선의 사랑꾼
    심현섭 조선의 사랑꾼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