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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자사주 매입 M7 제외?…애플에 ‘반전의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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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 주도주에서 점점 멀어져가던 애플이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 주가도 이에 반응하며 2개월 만에 180달러 선을 회복했다. 월가도 애플 실적 추정치를 줄줄이 높여 잡는 중이다. 다만 여전히 신중론도 제기된다.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 애플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주가 하락 반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오는 6월 열릴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애플이 내놓을 인공지능(AI)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

매경이코노미

애플이 최근 인공지능(AI)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신형 자체 개발 칩 ‘M4’를 탑재한 태블릿PC ‘아이패드’의 신모델을 공개했다. 사진은 아이패드 신제품. (애플 제공)


성장 불확실성 부각

AI 전략 부재 치명적

올 들어 애플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연초부터 4월까지 애플 주가는 약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뉴욕 증시 3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6%), 나스닥(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증시 주도주였던 매그니피센트7 종목 중 엔비디아(74%), 메타(22%), 알파벳(17%), 아마존(15%)이 강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주가 부진이 두드러진다. 애플과 함께 올해 유독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기간 주가가 4% 상승했다.

중국 시장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된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 브랜드와 경쟁이 심화된 결과다.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오포(16.9%), 아너(16.7%), 화웨이(16.6%), 비보(16.1%), 샤오미(15%) 등 중국 브랜드가 1~5위를 휩쓸었다. 반면 애플은 13.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5위 밖으로 밀렸다. 실적도 부진했다. 애플은 올 1분기 중국 시장에서 16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1년 전보다 8% 줄어든 수치다. 중국은 올 1분기 기준 애플 전체 매출에서 약 18%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애플이 10년간 투자한 애플카 프로젝트 종료 소식이 전해지며 향후 외형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전기차 연구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고, 이 사실을 내부 직원 약 2000여명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애플은 2014년부터 차세대 전기차인 애플카 개발을 계획했는데,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최첨단 정보기술(IT)이 탑재되고 세련된 디자인의 자율주행 전기차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0년간 공들인 장기 프로젝트 종료 소식에 투자자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첫 확장현실(XR) 기기로 기대를 모은 비전 프로 판매량도 저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적으로 뚜렷한 성장동력이 부재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애플의 공급망 전문가로 꼽히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급망 동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애플이 올해 전 세계 비전 프로 출하량을 40만~45만대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시장이 예측한 70만~80만대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AI에 대한 기대감이 약하다는 평가가 애플 입장에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AI 시장이 하드웨어나 대규모언어모델(LLM) 위주로 개편되면서 엔비디아, AMD,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주도권을 넘겨줬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애플의 존재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애플은 글로벌 주요 IT 업체와 비교해 AI에 대한 준비가 늦었다는 부분과 애플카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주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던 상황”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된 점도 부정적인 요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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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아이폰 신작 성과 중요

중국 시장 매출 회복 지켜봐야

이처럼 애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던 상황에서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은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줬다.

중국에서 부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애플은 올 1분기 매출 907억5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추정치(900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 역시 1.53달러로 시장 추정치(1.5달러)보다 높게 집계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애플 실적은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무난한 수준”이라며 “하드웨어 부문 부진을 서비스 부문에서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이 집중한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역대 최대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이다. 애플은 지난 5월 2일(현지 시간) 1분기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이날 애플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110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 동기(900억달러)보다 매입 규모를 22% 늘린 것. 배당금도 주당 0.25달러로 4% 높였다. 연이은 실적 하락과 AI 기술 경쟁력 약화 등으로 쌓인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2% 상승한 상황에서 거래를 마쳤고, 다음 날은 약 6%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5월 3일 종가는 183달러로, 종가 기준 지난 2월 29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180달러를 돌파했다. 김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총 주주환원율이 9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현재 자기자본이익률을 130%까지 끌어올린 상태로, 자사주 매입만으로 AI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추가 상승 관련해서는 AI 관련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실제 성공으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특히 오는 6월로 예정된 WWDC에서 회사가 어떤 AI 전략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의 수익화 관련 질문에 “AI 전략에 대해 차후 공개할 것”이라며 6월 WWDC에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될 것을 암시했다. 만약 회사가 내놓는 AI 전략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할 여지도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AI 전략은 6월 WWDC에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기대치 충족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기대감을 부양할 요인이 부재할 경우 주가 하락 반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의 최신 칩인 ‘M4’가 탑재된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이후 소프트웨어에 추가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투자자들이 주목할 포인트”라며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후 중국 매출 회복 여부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높아진 주가에도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글로벌 증권사 57곳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202달러다. 5월 8일 종가(183달러) 대비 1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의 소비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하면 아이폰 판매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애플이 AI와 관련해 주요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AI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 등이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항은 없지만, 향후 계획이 발표되면 AI 트렌드에 편승할 수 있을 것.”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9호 (2024.05.15~2024.05.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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