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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채 찾아 상경"… 서울 집값 밀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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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해 초 광주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광주 아파트를 정리하고 서울 동작 아파트를 전세 끼고 매수했다. 김씨는 "제 고향을 아끼지만 지방은 인구유출이 정말 심각하다. 전세 살기는 불편하지만 부동산은 앞으로도 서울이 제일 안전할 것 같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인구 소멸 직격탄을 맞은 지방 사람들의 서울 아파트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반에서 저출생과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인구감소세가 가파른 지방에서 부동산 심리가 위축되며 서울로 투자 수요가 향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울에 거주하지 않아도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도 지방 수요가 서울로 쏠리게 된 배경이다. 각종 보유세와 취득세 중과를 피해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해야 한다면 서울이 가장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이런 인식이 지방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하면서 서울 부동산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지방 하락은 거세지는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점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이 모씨도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전세를 안고 계약했다. 이씨는 "(대학 때문에) 애들을 서울로 보내보니 월세나 생활비 등이 100만원 넘게 들더라. 한 명 더 서울로 보낼 계획이라 앞으로를 생각해 서울로 갈아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외지인 매입 비율은 올 1월 22.9%, 2월 23.3%, 3월 22.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지인 매입 비율은 지난해 크게 늘었다. 2006~2017년까지는 15~18% 수준이었다. 집값 상승이 본격화한 2018년 처음 20%를 돌파했고 2019년 21.9%, 2020년 22.2%로 늘어나다가 2021년 20.3%로 낮아졌다. 그러나 부동산 하락이 본격화된 2022년 22.3%로 다시 늘고 지난해는 24.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즉 서울 아파트를 매매 거래한 4명 중 1명은 서울 외 거주자였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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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방은 침체의 골이 더 깊어졌다. 지난 1년(2023년 3월~2024년 2월)간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서울이 149.5에서 158.3으로 올랐지만, 부산은 105.9에서 104.9, 광주는 126.6에서 125.3, 대구는 101.9에서 101.7 등으로 지방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방 아파트 매수세는 급감하고,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증가하니 지방과 서울 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에 '거주하지 않아도' 1가구 비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점도 지방 수요가 서울로 원정 오게 하는 요인이다. 아직 조정지역으로 남아 있는 강남3구와 용산구는 1가구 1주택자 비과세를 받으려면 2년 이상 주택 '보유'에 2년 '실거주' 요건이 추가로 붙는다. 그러나 '상생임대'를 활용하면 거주하지 않아도 된다. 상생임대정책은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해 2022년 6월 확대 도입됐다.

임대료 상승을 5% 이내로 제한한 착한 임대인에게 비과세 요건을 완화해주는 제도다. 올해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이 요건을 지키면 조정지역에서도 아파트를 취득한 1가구 1주택자가 2년 살지 않아도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남3구와 용산 외 서울 지역은 비조정지역이 되면서 거주하지 않아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5일부터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대한 규제를 해제했다. 2년 거주하지 않아도 1가구 1주택자는 12억원까지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는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강남은 투자하고 싶어도 직접 거주해야 해서 외지인들이 갭투자하기 어려웠는데 상생임대를 활용하면 거주요건이 필요 없어 지방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강남을 매수할 자금력이 안 되면 마포나 동작 등 비조정지역에 관심을 두는데, 이곳도 거주요건이 필요치 않아 지방 사람들이 서울 아파트에 투자하기 최적의 시기"라고 했다.

51주째 오르는 서울 전셋값도 외지인들의 서울 매수세를 자극한다. 서울 대단지는 1년 전보다 전세가가 2억~3억씩 뛰고, 전세 매물은 급감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인구유출과 인구감소로 비관론이 팽배하다. 광주 아파트를 팔고 서울에 투자한 최 모씨는 "이번에 집을 팔 때 매수자 찾기가 정말 힘들어 가격을 많이 내려 겨우 팔았다"고 했다. 부산에 거주하면서 서울 아파트를 소유한 이 모씨는 "부산은 젊은 사람들 유출이 너무 빨라 심각성을 느낀다. 인구 300만명이 깨지면 지하철 운영도 안 될까봐 걱정"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서울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부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세컨드홈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장 효과는 미미하다.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서 공시가 4억원 이하의 집 한 채를 사면 2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로 인정해주는 정책이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에서는 "애초에 정책 수요가 1주택자로 한정돼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한다.

다주택자에게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등 징벌적 세금이 여전히 붙는 상황에서 지방 주택을 추가로 매수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퇴직을 앞둔 50대 오 모씨는 "고향에 시골집 한 채를 더 살까 고민했으나 정권이 바뀌면 다주택자로 규정돼 세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1주택자가 제일 안전하다"며 매수를 포기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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