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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짠짠짠!"…사람도 차도 옴짝달싹[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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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확장 영업 테이블 단속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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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에 설치된 포차 테이블. 시민들이 3~4명씩 앉아서 술과 안주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뒤에 차 조심 조심. 저 좀 지나갈게요."

지난 19일 저녁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인근 일명 '포차'거리. 왕복 1차선 도로 위에 인파와 차량이 몰려들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차량 운전자들은 앞에 있는 시민들에게 길을 비켜달라며 계속해서 경적을 울려댔다. 뒤에 있던 택시 5대는 꼼짝도 못한 채 제자리에 서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은 점점 더 많아졌다. 차량이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차자 반대 차선을 이용해 지나가는 운전자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뒤에 차 지나간다" "사고 나겠다" "사람 너무 많아서 기빨린다" 등의 목소리가 들렸다.


종로3가역 포차 거리, 왜 혼잡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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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4번 출구 앞. 차도 위에 시민들과 택시들이 함께 지나다니고 있다. /사진=김지은



종로3가역 일대에 교통 혼란이 생긴 이유는 봄맞이 야외 테이블이 인도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1차선 도로 옆 도보에는 음식점 상인들이 깔아놓은 빨간색, 파란색 테이블이 수십개씩 놓여 있었다.

지나갈 수 있는 인도 폭이 줄어들면서 시민들은 차도 쪽으로 밀려났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안그래도 워낙 좁고 시끄러운데 테이블 사이사이로 지나가면 더 힘들 것 같아서 차도 쪽으로 갔다"며 "차가 없을 때 빨리 지나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퇴근 후 친구들과 이곳을 찾은 30대 직장인 박모씨 역시 "원래 이곳 일대가 복잡하긴 한데 최근에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술자리가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3가역 4번 출구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긴 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차량 신호등은 노란색 불빛만 깜빡깜빡 들어왔다. 많은 시민이 이미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고 있는 탓에 주변 눈치를 보며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도 곳곳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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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낙원악기상가부터 익선동 거리에는 차도 위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노점도 곳곳에 있었다. /사진=김지은 기자



서울 종로구 낙원악기상가부터 익선동 거리에는 차도 위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노점도 곳곳에 있었다. 손님들은 3~4명씩 테이블에 모여 앉아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바로 옆에 차량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곳에 운영되는 포장마차 노점상 자체는 불법은 아니다. 2010년도 서울시 '걷기 편한 종로거리 만들기' 시책 사업 이후에 종로3가역 일대로 이전한 이후 구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 종로구청은 해당 관리 노점을 대상으로 계도·단속 조치를 진행한다.


종로구청 "종로3가역 일대, 상생거리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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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4번 출구 앞 인도와 차도 위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김지은



종로구청 역시 문제를 인지하고 상생거리를 조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상생거리는 종로3가역 4번 출구 앞 왕복 1차선 도로 중 한 차선을 차 없는 도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낙원악기상가에서 종묘 방향으로 가는 차선은 주차장이 있는 건물이 많아서 그대로 두려고 한다"며 "반대 차선은 차 없는 도로를 만들어 노점을 유연하게 배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도 위에 깔린 음식점 테이블에 대해서는 "점포 앞에 한 줄만 테이블을 설치하게 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며 "상인들, 노점상들과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 또는 차도 위에 확장 영업 테이블을 깔고 장사를 하는 행위에 대해 단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며 "조만간 유관 부서와 합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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