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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됐던 총선, 끝나지 않은 심판[생생확대경]

이데일리 김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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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참패로 尹정부 5년 간 여소야대
수직적 당정관계·민생 실패로 참패 예고
민주당도 의회 폭거·위성정당 출현 앞장
尹·李 만남 잇속 챙기기 아닌 민생 살펴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사회과학 분야에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이란 용어가 있다. 쉽게 말해 현재의 결과는 과거의 무수히 많은 선택에 의해 결정됐다는 말이다. 문제는 과거에 결정한 선택이 관성에 따라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이미 일정한 경로에 의존해 결정을 해 왔기 때문에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란 사실을 알아도 쉽게 바꿀 수 없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4년 전인 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참패했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여소야대 정국을 맞이하게 됐다.

시간을 되돌려보자. 2022년 5월 윤 정부 출범 불과 두 달여 만에 집권여당 대표가 궐위됐다. 당시 찐윤으로 불리던 여당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이 주고받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와 ‘체리따봉 이모티콘 메시지’는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당정 관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 이후 두 번의 비대위를 지냈던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열어 새 정부 출범 8개월 만에 정식 지도부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여론을 무시한 당심 100% 당헌·당규 개정, 일부 비윤 후보를 겨냥한 초선들의 연판장 사태는 용산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후에도 실책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시킨 여당 후보가 지난해 10·11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 나섰지만 참패했다. 이미 패배의 전운이 짙게 드리워졌지만, 당은 “전국 수백 곳의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라고 일축했다. 명백한 판단 미스였다. 이후 ‘윤석열의 남자’로 불리던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총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등판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과 ‘이황(이종섭·황상무) 리스크’는 민심을 자극했고, ‘대파 875원 논란’과 의대정원을 둘러싼 정부의 고압적인 대응은 실낱같은 변화를 기대했던 민심을 완전히 등 돌리게 했다.

총선을 이긴 더불어민주당도 결코 잘한 건 없다. 정권 출범 두 달 만에 열린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부터 탄핵을 외쳤다. 이후 의회에서도 거침없이 독단적인 전횡을 일삼았다.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앞세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파행으로 이끄는 입법 독주를 통해 현 정부의 9번 거부권을 이끌었다.

민주당은 또 총선을 앞두고는 주판알을 굴리며 유리한 선거판을 계산했다. 결국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고 지적을 받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시켜 44% 무효표가 발생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1대 총선에서 양당의 지역구 득표율 격차는 8.4%포인트, 이번에는 5.4%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승자독식 선거제도로 민주당이 의석을 독식한 것에 불과하다. ‘최악(最惡)보다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선거’라는 비극적인 말이 또 나온 이유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늦게 이뤄졌지만 이제라도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만나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만남에서 부디 서로의 잇속 챙기기가 아닌 민생을 위한 해법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잘못된 선택은 또다시 심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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