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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 정진석” 직접 발표한 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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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진석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정진석 (사진) 의원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비서실장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여당의 4·10 총선 참패 후 12일 만에 나온 첫 인선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일보 기자로 시작해 5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정 실장의 이력을 설명하며 “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설득하고 소통하고 정책 추진을 위해 여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진석 부의장님 같은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신 것”이라고 했다. 관료 출신인 전임 실장(김대기·이관섭)과 달리 정 실장은 정치인 출신이다.

정 실장은 “여소야대 정국 상황이 염려되고 난맥이 예상된다”며 “이 어려운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를 돕고, 또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계와 국회·정당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인맥과 경륜을 쌓아 온 점을 우선 고려했다”며 “거대 야당을 상대로 중재력과 소통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5시간 뒤인 오후 3시30분쯤 청사 브리핑룸에 다시 서서 새 정무수석으로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 임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 “궁금한 거 없나요 ? 17개월 만에 질문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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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대통령실 청사 1층 브리핑룸에서 비서실장으로 선임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오른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오전에 보고 또 본다”고 기자들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홍 수석에 대해 “당의 많은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소통과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해서 추천을 받았다”며 “무엇보다 자수성가 사업가로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도 잘 경청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홍 수석은 “이번 선거 결과는 민심을 확인하는 선거였다”며 “정부 쪽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반은 배우면서, 반은 의회 경험을 가지고 프렌들리하게 일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브리핑룸에서 직접 참모 인선을 발표한 것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질문 있으세요 ? ” “궁금한 거 없으시죠 ? ”라고 물으며 예고에 없던 즉석 질의응답도 나눴다. 오전 브리핑에선 국정 운영의 구체적 변화 계획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의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각 질문에 2분 가까이 답하며 “저는 듣기 위해 초청한 것이니 어떤 의제 제한을 굳이 두지 않고 다양하게 서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엔 후임 총리 인선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후임 총리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서 “이재명 대표를 용산에 초청했기 때문이 그와 관련해 여러 얘기를 주고받아야 한다”며 “제가 볼 때는 정무수석을 빨리 임명해 신임 수석이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그와 관련해’ 부분은 영수회담 준비 절차를 가리킨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이 언론의 공개 질문을 받은 건 2022년 11월 이후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뒤 1년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인선 발표 전 참모진에게 “직접 내려가서 소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앞으로 브리핑룸에 자주 내려가겠다. 기자들과도 수시로 만나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질의응답을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간담회 혹은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언론사 간부 간의 소통 자리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용산 참모는 “지금 분위기라면 정해진 건 없지만 도어스테핑 재개도 배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야는 신임 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심을 가감 없이 듣고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함께 소통해 가려는 (대통령의) 절박한 의지”라며 정 실장에 대해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라는 민심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고 민생과 개혁을 위해 더욱 폭넓은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 실장은 친윤 핵심 인사로 그동안 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실의 거수기로 전락하도록 만든 장본인의 한 사람”이라며 “아직도 정치하는 대통령 하실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현일훈·박태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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