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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추진 재천명했는데…국립대총장들 "의대증원 조정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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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미온적이던 정부 "의료개혁 반드시 필요…흔들림없이 완수하겠다"
19일 범정부 대책본부 재개하고, 내주 의료개혁특위 발족 등 추진 '본궤도'
의사업무 일부 대신할 'PA간호사 양성'도 본격화…의사들 반발이 변수
6개 국립대 총장들, 정부에 "정원 50∼100% 모집 허용해달라" 요청
연합뉴스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주재하는 조규홍 장관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수현 기자 = 총선 참패 후 의료개혁 추진에 있어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정부가 이제 본격적으로 의료개혁을 '본궤도'에 올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18일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나가겠다"고 밝혀 총선 후 가장 강력한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나아가 범정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19일 재개하고, 이르면 내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의사들이 반대해온 '진료보조(PA) 간호사'를 본격적으로 양성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의사들이 맡았던 업무 일부를 대신하게 해 의료공백을 메운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의료개혁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지만, 변수는 의사들의 반발이다. 강경파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차기 회장과 사표 제출 후에 한 달을 맞는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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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해법 모색'
15일 서울 소재 대학 병원에서 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의료개혁 흔들림없이 완수"…내주엔 의료개혁특위 출범

총선 참패 후 여당은 "의대 증원에 대한 민의가 반영됐다"는 의사들의 '의대증원 심판론'에 시달리며 의료개혁 추진에 있어 다소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범정부 차원의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총선 직전인 지난 9일부터 열흘 동안 열리지 않았다. 관련 브리핑도 없었다.

여권 내부에서마저 '증원 유예론', '단계적 추진론' 등 의료개혁을 유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기점으로 정부는 의료개혁의 고삐를 다잡는 모양새다.

조 장관은 이날 의사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주재하며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계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이날 발언은 총선 후 정부가 내놓은 의료개혁 관련 언급 중 '추진 의지'를 가장 뚜렷하게 드러낸 것이다.

나아가 정부는 19일 오후 한덕수 총리 주재로 의사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열흘 만에 개최하고, 회의 후에는 관련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

브리퍼로는 그동안 의료개혁을 최전방에서 옹호하는 역할을 해 의사들이 '경질'을 요구하는 박민수 복지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다음 주에는 의료개혁 과제들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출범시킨다.

특위 위원은 20명 안팎으로, 복지부 등 정부 인사를 비롯해 의사·간호사·약사 등 의료계 단체, 환자단체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정부와 갈등을 빚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참여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단체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특위는 출범시킬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 일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의료개혁 추진이 마침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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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정부와 간호계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부, 간호계와 손잡았다…의사업무 일부 대신할 'PA간호사' 양성

이날 조 장관의 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이다.

조 장관은 토론회에서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과 악수를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담간호사'로도 불리는 PA 간호사들에 대한 전문교육을 통해 의사들의 업무 일부를 맡도록 하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사실 PA 간호사는 의료개혁에 있어 의사들의 반대가 가장 심했던 분야 중 하나이다.

수술 보조, 검사시술 보조, 검체 의뢰, 응급상황 시 보조 등을 하는 PA 간호사는 법의 경계선에서 의사의 의료행위를 일부 대신해 왔다.

PA 간호사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해지자 2010년을 전후해 빠른 속도로 늘어났고, 현재 전국에 1만명 이상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 등을 통해 PA 간호사를 제도화하고 간호사들의 위상과 역할을 높이려고 노력해 왔지만, 이는 의사들의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런데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부족해지면서 PA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의사들의 역할을 일부 대신할 주역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날부터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PA 간호사 대상 시범 교육에 들어가 PA 간호사의 전문 역량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나아가 여당은 새 간호법안을 21대 국회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간호계의 숙원이었지만 지난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간호법이 마침내 제정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연상케 하는 이러한 정부와 간호계의 연대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맞서는 공동 대응전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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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회의 참석하는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의사들 반발 '변수'…강경파 의협 회장 집권·의대교수 사직 등 주목

정부가 의료개혁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변수는 의사들의 반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끌던 의협은 다음 달 1일부터 강경파인 임현택 당선인 중심의 새 집행부가 이끌게 된다.

임 차기 회장은 '막바지'에 이른 의대 증원 확정을 앞두고 대정부 투쟁을 한층 강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이다.

각 대학이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하는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대교협이 이를 승인하면 각 대학은 다음 달 말까지 홈페이지 등에 모집요강을 공고한다. 이렇게 되면 의대 증원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오는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째로, 민법에 따라 '사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정부 압박용'인 상징적인 카드라고 하지만, 실제로 의료 현장을 떠나는 교수들이 나올 경우 이를 정부가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격화하면 정부가 중단했던 전공의 의사면허 정지 절차를 재개하면서 '강경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사직 전공의들에게 3개월 의사면허를 정지하겠다는 사전통지서를 보내 3월 26일부터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었지만, 대화를 위해 면허정지 본통지를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의료개혁을 둘러싼 여러 변수가 맞물리면서 의정 갈등의 조기 해결은 이제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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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에도 텅 빈 의대 열람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립대들 "정원 50∼100% 모집 허용해달라" 요청…사태해결 변수 될까

정부가 의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천명한 가운데 국립대 총장들이 증원 규모의 조정을 요구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이날 "2025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 대학이 증원된 정원의 50%로 일제히 줄여서 모집할 경우 내년 의대 정원은 4천542명이 된다.

현 정원(3천58명)보다 1천484명 늘어나는 셈으로, 정부가 당초 늘리기로 한 2천명보다는 훨씬 줄어든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고 다른 대학도 동참할 경우 의대 증원 규모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6개 국립대 총장들은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시한이 금년 4월 말로 도래함을 직시하고, 의대 정원이 증원된 대학들의 순조로운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위해 조속히 결단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제안한 내용은 과거 검토된 바 없지만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확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안된 것이므로 복지부와 긴밀히 협의해 신속히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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