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답답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17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차전을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UAE를 비롯해 중국, 일본과 한 조에 묶인 황선홍호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이영준의 한 방으로 승점 3을 챙겼다.
이번 대회에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로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서 기록을 이어갔고 이번 대회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신기록에 도전한다. 3위까지는 파리행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4위는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본선 조 편성을 고려하면 3위 안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U-23 대표팀 선수들이 승리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해외파의 부재
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5명(정상빈, 김민우, 양현준, 김지수, 배준호)의 해외파를 23인에 포함했다. 정상빈과 양현준, 배준호는 2선 자원으로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하지만 양현준과 배준호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인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차출 의무가 없다. 황 감독은 이들의 차출을 위해 사전에 소통하며 조율했으나 리그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김민우가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전지훈련지인 UAE부터 함께한 가운데 정상빈은 1차전 전날 대표팀에 합류했다. 둘 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기에 1차전은 K리그 선수들로 치렀다. 그러다 보니 단조로운 공격이 이어졌다. 좌우 풀백인 조현택과 황재원이 크로스를 연이어 시도했으나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마무리도 아쉬웠다. 이강희와 황재원이 중거리 슛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기도 했으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찬스가 나오지 않았다. 빌드업은 원활하게 이뤄졌지만 상대 진영에서 찬스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정상빈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저돌적인 움직임이 장점인 정상빈은 조별리그에서 만날 중국, 일본과의 경기에서 공격진을 이끌어야 한다. 더불어 배준호의 부재를 메워야 한다. 배준호는 이번 대회에 앞서 치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공격진에서 창의적인 패스로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날 황선홍호가 가장 필요한 자원이었다.
황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공격 패턴이 단조로웠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첫 경기에서 결과를 가져온 것은 다행이다.
U-23 대표팀 이영준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가능성을 보인 조합
다행히 교체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황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영준, 강성진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후반 공격은 둘이 중심을 이뤘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멤버인 이영준은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장신 공격수로서 제공권 장악에 크게 기여했다. 왼발이 장점인 강성진도 화려한 개인기로 UAE의 측면을 공략했다. 경기 내내 단조로웠던 공격을 펼치던 황선홍호는 경기 막판 강성진이 활로를 뚫어내며 기회를 잡았다.
다만, K리그 선수들 간의 호흡은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해외파들이 자리를 비운 만큼 조직력으로 상대해야 한다. 앞으로 만날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토너먼트에서는 단조로운 공격을 해결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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