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6일) 국무회의에서 총선 참패와 관련해 13분간 입장을 냈습니다. 총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국민을 향해 '사과'나 '반성' 같은 말을 직접 꺼내지는 않았는데요. 정작 '사과'는 비공개회의에서 했는데, 4시간이 지나서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발언의 형식과 내용 모두,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유미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국무회의 :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여당의 총선 참패에 자세를 낮췄지만 발언의 상당 시간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 성과를 강조하는데 썼습니다.
발언 도중 '그러나', '하지만' 같은 표현이 수차례 등장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집값을 낮췄습니다. 그러나 집을 소유하기 어려운 분들과 세입자들 그분들의 불안까지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습니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 지원도 엄청나게 늘리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청년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결국 정책의 방향은 옳았는데, 국민에게 잘 전달되지 못한 것을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본 겁니다.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했지만,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등 야당과의 협치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현안인 의대 증원과 관련해선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은 더 챙기고 귀기울이겠다"고만 했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는 정작 4시간 뒤에 전해졌습니다.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번 참패를 "매서운 평가"라고 규정한 것도 전언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단어 하나하나, 발언의 형식까지 메시지를 담는데 정작 국민 앞에선 사과하지 못하고 국무위원들 앞에서 사과한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민심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한민수/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불통의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놓았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몰라 봬서 죄송하다", "국민이 외려 사과해야 하나 보다"라며 비꼬았고, 새로운미래도 "변명과 핑계뿐인 불통의 시간 13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영상디자인 홍빛누리]
박유미 기자 , 주수영, 구본준,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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