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대만에서 1999년 이후 25년 만에 강진이 발생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 안팎의 주목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3, 4위 기업인 마이크론과 난야의 대만 생산 시설이 지진 영향을 받으면서 2분기 메모리 가격에 변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다만 과거 대만과 일본 사례를 봤을 때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만 북부 지역 D램 생산 시설 피해
3일 오전 대만 동부 화롄현 일대를 강타한 규모 7.2의 강진은 대만 반도체 생산 시설 곳곳에 피해를 줬습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6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만 TSMC 생산 시설뿐 아니라 메모리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현지 공장과 대만 난야의 생산 시설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였습니다.
마이크론과 난야는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각각 19.2%, 1.6% 점유율(트렌드포스 기준)을 차지한 메모리 사업자로, 양사 점유율은 21% 정도입니다. 시장 1, 2위 사업자인 삼성전자(45.5%), SK하이닉스(31.8%)보다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이들 기업이 D램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전반적인 D램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마이크론은 현재 대만 북부 린커우와 중부 타이중에 D램 생산 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TSMC와 협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고부가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등 대만 공장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난야는 대만 북부 지역인 신베이 생산 시설을 통해 20~30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의 제품을 양산하고 있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강진으로 난야의 신베이 3A 공장과 마이크론 린커우 공장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마이크론의 경우 대만 공장 내 웨이퍼(반도체 원판)가 훼손되고 일부 공정 라인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난야 역시 생산 라인 한 곳의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고 하네요.
다만 해당 생산 시설이 있는 대만 북부가 진앙의 중심은 아닌 만큼 피해 복구가 길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트렌드포스는 대만에 있는 마이크론 생산 시설과 관련해 "수일 안에 완전히 복구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HBM을 포함한 후속 생산이 대만에서 계속될 것"이라며 마이크론 사업 계획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실시간 D램 가격 발표 중단
메모리 업계는 이번 지진 피해가 크진 않더라도 단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 2분기 D램 가격에 변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메모리 가격은 공급 업체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사 협상에 따라 오르내리는데요, 공급 단에서 제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만큼 가격 협상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KB증권은 5일 대만 강진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지진 영향으로 2분기 D램 가격 협상의 주도권이 메모리 제조사 중심으로 변화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기존에 구매자 의사가 D램 가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면, 지진 이후론 제조사들이 주도권을 쥐면서 D램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하네요.
마이크론은 이번 강진 영향으로 인해 D램 가격 협상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지진 피해를 점검한 뒤 가격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램 가격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D램 현물 가격을 살피는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역시 가격 공개를 중단한 상황입니다. 현물 가격은 D램 유통 단계에서 거래처별로 형성되는 일시적인 거래 가격을 말합니다. D램익스체인지는 평일에 하루 세 번 D램 현물 가격을 실시간으로 안내해왔지만 현재는 3일 오후를 마지막으로 가격 발표를 멈췄습니다.
다행히 피해가 복구되면 메모리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뿐 아니라 지진 활동이 있던 일본 등 과거 업계 사례를 봤을 때 영향이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하네요. 글로벌 신용 평가 업체인 모닝스타 DBRS는 논평을 통해 "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부문에 단기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관련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크진 않다"고 했습니다.
한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보았을 대만 고객사, 협력사에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곽 사장은 "대만에는 반도체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와 구성원, 그리고 가족이 있다"며 "하루빨리 지진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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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북부 지역 D램 생산 시설 피해
3일 오전 대만 동부 화롄현 일대를 강타한 규모 7.2의 강진은 대만 반도체 생산 시설 곳곳에 피해를 줬습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6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만 TSMC 생산 시설뿐 아니라 메모리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현지 공장과 대만 난야의 생산 시설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였습니다.
마이크론과 난야는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각각 19.2%, 1.6% 점유율(트렌드포스 기준)을 차지한 메모리 사업자로, 양사 점유율은 21% 정도입니다. 시장 1, 2위 사업자인 삼성전자(45.5%), SK하이닉스(31.8%)보다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이들 기업이 D램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전반적인 D램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대만 타이중에 있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생산 시설 / [사진제공=마이크론] |
마이크론은 현재 대만 북부 린커우와 중부 타이중에 D램 생산 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TSMC와 협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고부가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등 대만 공장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난야는 대만 북부 지역인 신베이 생산 시설을 통해 20~30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의 제품을 양산하고 있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강진으로 난야의 신베이 3A 공장과 마이크론 린커우 공장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마이크론의 경우 대만 공장 내 웨이퍼(반도체 원판)가 훼손되고 일부 공정 라인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난야 역시 생산 라인 한 곳의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고 하네요.
다만 해당 생산 시설이 있는 대만 북부가 진앙의 중심은 아닌 만큼 피해 복구가 길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트렌드포스는 대만에 있는 마이크론 생산 시설과 관련해 "수일 안에 완전히 복구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HBM을 포함한 후속 생산이 대만에서 계속될 것"이라며 마이크론 사업 계획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실시간 D램 가격 발표 중단
메모리 업계는 이번 지진 피해가 크진 않더라도 단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 2분기 D램 가격에 변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메모리 가격은 공급 업체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사 협상에 따라 오르내리는데요, 공급 단에서 제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만큼 가격 협상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KB증권은 5일 대만 강진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지진 영향으로 2분기 D램 가격 협상의 주도권이 메모리 제조사 중심으로 변화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기존에 구매자 의사가 D램 가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면, 지진 이후론 제조사들이 주도권을 쥐면서 D램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하네요.
마이크론은 이번 강진 영향으로 인해 D램 가격 협상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지진 피해를 점검한 뒤 가격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램 가격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D램 현물 가격을 살피는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역시 가격 공개를 중단한 상황입니다. 현물 가격은 D램 유통 단계에서 거래처별로 형성되는 일시적인 거래 가격을 말합니다. D램익스체인지는 평일에 하루 세 번 D램 현물 가격을 실시간으로 안내해왔지만 현재는 3일 오후를 마지막으로 가격 발표를 멈췄습니다.
다행히 피해가 복구되면 메모리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뿐 아니라 지진 활동이 있던 일본 등 과거 업계 사례를 봤을 때 영향이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하네요. 글로벌 신용 평가 업체인 모닝스타 DBRS는 논평을 통해 "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부문에 단기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관련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크진 않다"고 했습니다.
한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보았을 대만 고객사, 협력사에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곽 사장은 "대만에는 반도체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와 구성원, 그리고 가족이 있다"며 "하루빨리 지진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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