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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사칭 186억 투자 사기…리딩방 피해액 보이스피싱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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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성택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이 3일 오전 '유명인 사칭 투자사기 일당 검거'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대장은 ″금융소비자보호포털 파인을 통해 투자 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성배 기자


경찰이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존리(66·한국 이름 이정복)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사칭해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며 피해자들로부터 186억원을 속여 뺏은 혐의로 한국 총책 등 11명을 구속했다. 신종 투자 사기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히는 주식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액은 통계 작성 불과 5개월 만에 지난해 보이스피싱(전자금융사기) 피해액을 넘어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사기 등 혐의로 ‘존리 사칭 투자 사기 리딩방’을 운영한 국내 총책 박모씨(37·귀화 한국인)와 김모씨(38·중국) 등 11명을 구속하는 등 총 20명을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해 8~10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등 SNS에 유명 투자 전문가 사진을 도용해 무료 주식투자 강의를 해준다는 광고를 올리고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유인해 186억원을 이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총 85명으로 개인 최고 피해액은 1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투자 회사에서 투자금 인출을 거부하고 수수료를 달라고 한다”는 등 피해 신고가 다발하자 집중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 의심을 피하려고 투자 관련 책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해외 유명 증권회사 주식 앱을 가짜로 꾸며 50% 이상 수익이 나는 것으로 속여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투자 전문 교수를 사칭해 피해자를 직접 상대하고, 이 교수의 이름이 포털사이트에 검색되도록 허위 웹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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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10월 피해자 85명에게 186억원을 속여 뺏은 유명 투자자 사칭 투자 리딩방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은 ″제때 납부해 다음 수익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이들은 리딩방 사기 피해 유형으로 자신들의 사례가 언론에 나오자 “우리 꺼 방송에 나온다”며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해외 총책 등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 수사에 대비한 정황도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 포착됐다. 이들은 빼돌린 투자금을 상품권으로 세탁하는 등 인출책의 자택 전자 금고 안에 5만원권 100장 8묶음 등 현금 4600만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압수한 현금 등에 대해선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검거된 국내 총책 박씨 등은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들을 고용해 투자 권유 상담을 맡기고, 중국과 캄보디아 등지로 보내며 월급 지급과 근태 관리 등 전반적인 관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을 설계한 관리책 김모씨 등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리딩방 사기는 지난달 22일 사칭 피해자인 존리와 방송인 황현희씨, 송은이씨, 강사 김미경씨 등 유명인들이 직접 나서 피해 예방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 해결을 촉구할 만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당시 존리는 “타인의 신뢰를 도둑질해 돈을 버는 게 너무 쉬워진 세상”이라며 “기술의 발전 때문에 피해가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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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김미경 강사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연합뉴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에 대한 통계를 작성한 뒤 지난 2월까지 5개월간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 접수 건수는 2517건, 피해액은 2371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 196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최초의 투자 리딩방 집중 수사 사건은 지난 2022년 3월 ‘글로벌스탁 비상장 주식 사기 사건’이다. 이 사건의 주범 D씨는 피해자 1200여명에게 190억원을 속여 뺏은 혐의로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2년,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61억원 추징명령을 받았다.

경찰은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경각심을 가지고 의심해야 한다며 투자를 하기 전에 금융소비자보호포털 파인을 통해 제도권 금융회사를 조회하라고 권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딥페이크, 딥보이스 뿐 아니라 사칭 앱과 가짜 홈페이지에 속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이 보내는 투자 권유 링크는 모두 가짜로 여기고 투자 사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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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사칭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 피의자 자택에서 발견된 현금 다발. 경기남부경찰청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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