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부활을 선언한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5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로이터=뉴스1 |
반도체 산업 부활을 선언한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5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이날 2024 회계연도에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Rapidus)'의 후공정 기술 개발 등을 위해 최대 5900억엔(약 5조2597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결정된 지원금을 더하면 정부 보조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16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지원하는 5900억엔(약 5조2597억원) 중 535억엔(약 4769억4180만원)은 후공정 기술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뉘는데, 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케이는 라피더스가 후공정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AI(인공지능)용 반도체 수요 확대를 그 이유로 설명했다. 회로 선폭 미세화로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것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여러 칩을 한 기판에 넣는 패키징 기술 수준을 높여 첨단 반도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생성형 AI와 자율주행은 일본 산업 전반의 핵심"이라며 "경제산업성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지난 2022년 11월 일본 정부가 주도하고 토요타, NTT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동참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5년부터 최첨단 2나노(㎚·10억분의 1m) 파운드리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2025년 시제품 생산을 위해 약 2조엔(약 17조8296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2024년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한 9200억엔(약 8조2016억원)보다 1조엔(약 8조9134억원) 더 많다. 라피더스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금융기관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혼란을 겪으면서 전 세계적인 반도체 국산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1년 일본 정부는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했다. 당시 약 4조엔(약 35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도 확보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2024년 요코하마시에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밝히자, 일본 정부는 이곳에 최대 200억엔(약 1782억원)을 보조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제1, 2공장에 최대 1조2000억엔(약 10조696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후공정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일본이 경쟁력을 가진 소재, 제조 장비에 대한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대만 TSMC 등이 회로 소형화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후공정 기술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