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군수물자 운송’ 러 선박 2척 대북 독자제재 대상 추가

북한 해외노동자 송출 관여
기업 2곳·회사 대표도 제재
러 ‘대북제재 흔들기’ 견제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해 북러 간 군수물자 운송과 북한 해외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선박과 기관, 개인 등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2일 외교부는 러시아 선박 2척과 기관 2곳, 개인 2명을 3일자로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은 ‘레이디 알(LADY R)’과 ‘앙가라(ANGARA)’ 등 2척이다. 외교부는 이 선박이 다량의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며 군수물자를 운송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보기술(IT) 인력 등 북한의 해외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2개와 각 기관의 대표 2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다.

‘인텔렉트 LLC(Intellekt LLC)’와 회사 대표 대표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코즐로프는 북한 IT 인력의 러시아 내 활동을 위해 필요한 신원 서류를 제공함으로써 북한 국방과학원의 외화벌이 활동을 조력했다.

소제이스트비예(Sodeistvie)와 회사 대표 알렉산드르 표도로비치 판필로프는 편법으로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입국·체류를 지원하는 등 북한 노동자 러시아 송출에 관여했다. 이들의 지원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돈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안보리 제재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은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야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며 북한의 외화벌이를 암묵적으로 지원해왔다.

지난달 20일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러시아 고용주가 북한 노동자를 불법 고용한 법원 기록은 약 250건이며, 이 중 4건은 북한 노동자에게 노동허가가 발급됐다. 보고서는 하바롭스크의 한 건설회사가 북한 노동자를 최소 58명 고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 지정은 최근 러시아가 연이어 안보리 대북제재를 무효화하려는 시도를 이어온 것에 경고하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안보리의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 채택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졌다. 절대 다수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15년간 대북제재 이행여부를 감시해온 패널의 임무가 종결될 위기에 처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사협력을 강화해온 북한과 무기거래를 진행하는데 대북제재와 패널의 감시가 걸림돌이 된 것에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군사협력 등 북한과의 일체의 불법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국민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과 외환거래 또는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 없이 거래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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