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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이종섭 사퇴, 여당은 할 말 하고 공수처는 수사 속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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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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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퇴했다. 외교부는 "이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하고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사는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해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진해서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의 표명 후 2시간도 안돼 대통령 재가가 났다는 점에서 사전 조율을 거쳤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첫 국방부 장관이었던 그가 주호주 대사로 임명된 것은 지난 4일이었다. 이후 공수처의 소환 조사부터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현지 부임과 11일 만의 귀국, 이 대사가 참석한 방산협력 관련 주요 공관장 회의 개최와 사퇴에 이르기까지 25일 동안 전례 없는 일이 하루가 멀다고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대사 거취 문제가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방향으로 일단락된 모양새가 됐다.

이번과 같은 사달은 애초부터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논란은 여권이 자초한 것과 다름없다. 출국금지 상태가 뒤늦게 밝혀졌던 상태에서 공수처 약식 조사, 출금 해제, 출국 후 부임 등의 과정을 속전속결식으로 밀어붙인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대통령실은 임명 때부터의 정무적 판단 기능과 내부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짚어봐야 한다. 이 대사 기용이 논란이 되고 국민도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여당에서 나서 대통령실에 할 말을 하고 설득 작업을 폈어야 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이 대사 방어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동안 '한동훈 효과'로 강한 상승 흐름을 탔던 우호적 여론이 싸늘하게 식었고, 야권에선 "200석도 가능하다"는 기대심리가 표출됐다. 여권이 이 대사 한 명을 구하려다 민심의 회초리를 맞은 것이라는 따가운 지적이 나올 만하다.

이 대사는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했으나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공수처를 비난했다. 야당 공세에 떼밀려 귀국한 이 대사와 여권으로선 공수처의 처사가 부당하고 억울한 일일지 모르나 국민의 눈높이를 우선 살펴야 한다. 여권은 이번을 계기로 민심을 제대로 짚고 정치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더욱 게을리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여당의 의무임을 잊어선 안 된다. 공수처도 총선 개입 등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대사 소환 일정을 조속히 제시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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