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시범경기를 마치고 만난 LG 오지환은 전날(1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딜런 시즈를 상대로 홈런을 친 과거를 지우고 싶다고 했다. 경기 당일에는 "(시즈가)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받았다는 걸로 알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라면 다들 구위가 좋기 때문에 직구 타이밍에 치려고 했다. 슬라이더 2개 보니까 무브먼트가 좋더라. 직구 타이밍에 앞에 쳤는데 슬라이더가 걸렸다"며 차근차근 홈런 상황을 돌아봤는데, 이제는 잊고 싶단다.
서글픈 감정이 엿보였다. 오지환은 "(몸값)몇 천 억 되는 선수들과 같이 경기할 수 있다는 것도 선택받은 일 같았다"며 샌디에이고라는 메이저리그 팀과 경기한 점에는 큰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 '베이스 돌다가 김하성이랑 마주치더니 웃더라'라는 말에 진지한 얼굴로 "이미 계약을 해서 돌이킬 수 없지만, (시즈 상대 홈런은)빨리 잊고 싶은 기억이다. 집에 들어와서도 아내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잊고 싶은 홈런이라는 말을 처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오지환은 꿈도 못 꾸던 일을 , 그것도 빅리그에게 손 꼽히게 잘해낸 선수다. 그래서 오지환은 김하성에게 느끼는 존경심, 그리고 고마운 마음이 크다.
오지환은 "아시아 출신 선수인 김하성이 그 몇 천 억 선수들을 다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로 나가고 있다는 게 진짜 대단하다. 어린 선수들에게 하성이가 꿈을 심어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 팀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모든 어린 선수들의 목표가 달라질 거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 하는 목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진짜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나는 아쉽지만 그래서 어린 선수들은 하성이가 길을 열어줬다는 사실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고우석(샌디에이고) 선수가 미래의 문을 열어줬다. (류)현진이 형도 마찬가지고. 그런 선배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이 김하성에게 가장 감명받은 대목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었다. 오지환은 "내가 제일 좋게 생각하는 점은 플레이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환호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파울 타구가 나와서 매니 마차도 선수는 포기했는데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았던 장면이 있었다(2022년 8월 22일, 김하성은 '몸이 쪼개지는 줄 알았다'는 말에 "식스팩 있어서 괜찮다"며 농담을 했다).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늘 인상적이었다. 매 순간 타구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긴장감.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거기까지 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그 많은 단계를 거쳐 올라갔겠나. 그런 플레이를 보면서 한국 선수들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원하는 야구는 그런 거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시범경기 기간 결장 없이 8경기에 나와 23타석 21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2루타 2개와 홈런 2개로 장타력이 살아났다. 타율은 0.286, 출루율 0.348, 장타율 0.524다. 개막 준비에 대해 오지환은 "나쁘지 않았다. 작년에는 시범경기 도중에 다쳤다. 그런 것들(부상 방지)을 생각하면서 들어왔고 몸 관리에 신경쓰려고 했다. 나쁘지 않다"고 얘기했다.
염경엽 감독이 준 목표 '3할 타율, 30홈런'에 대해서는 "많이 높다"면서도 "그래도 선수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거다. 내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고, 감독님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목표를 정해주셨기 때문에 어떻게든 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야구는 팀 플레이지만 개인 성적이 좋아야 팀 성적도 좋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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