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안은미(62)의 ‘거시기 모놀로그’ 공연 장면. 국립정동극장 제공 |
‘안씨’ 성을 지닌 국내 대표적 현대 무용가 3인의 대표 작품이 줄이어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봄날의 춤’이란 주제 아래 다음 달 3·5·7일 열리는 춤판의 주인공은 안은미(62), 안애순(64), 안성수(62). 세 사람 모두 한국 현대무용을 대표할 만한 안무가인데, 춤의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 안애순과 안성수는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으로 활약했다.
이번 기획은 전통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각 장르를 대표하는 안무가들의 춤을 시리즈로 엮어 선보이자는 취지. 지난해엔 ‘한여름 밤의 춤’이란 주제로 전통무용가 김매자, 국수호, 배정혜의 전통 춤사위로 무대를 채웠다. 올해 현대무용에 이어 내년엔 발레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정성숙 정동극장 대표는 “안은미, 안성수는 현대무용도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한 안무가이고, 안애순은 이 시대의 문제들을 감각적 춤사위에 담아온 안무가”라며 “현대무용과 관객의 거리를 좁히려는 취지로 마련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동극장이 안무가 3명에게 대표작을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안무가들이 작품을 직접 골랐다.
첫번째 무대(4월3일)에 나서는 안은미는 특유의 신명과 에너지가 넘치는 도발적 무대에 파격적 재미를 더한 춤꾼으로 대중적 지명도가 높다. 영등포문화재단에서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 공연했던 ‘거시기 모놀로그’를 다시 선보인다. 수치와 부끄러움으로 남아있는 할머니 세대의 첫날밤 이야기란 파격적 소재다. 남녀 무용가 9명과 자신의 경험을 들려줄 특별출연 할머니 등 10명이 무대에 오른다. 할머니들의 사연을 담은 인터뷰도 흘러나온다. 안은미 춤판의 특징인 강렬한 색채의 의상과 화려한 무대가 눈길을 잡아끈다.
안무가 안애순(64)의 작품 ‘척’ 공연 장면. ⓒACI BHT00 |
두번째 공연(4월5일)엔 전통적 한국 춤사위를 현대무용과 조화시켜 독자 영역을 구축한 안애순이 출연한다. 그는 한국의 정체성과 역사 문화, 이 시대의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춤사위로 풀어내왔다. 이번 공연은 2021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제작한 공연 ‘척’이다. 동양의 전통 도량형 ‘척(尺)’을 열쇳말로 삼았다. 무용수 9명이 각자 하나의 ‘척’이 되어 춤사위를 풀어낸다. 신비롭고 명상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오는 5월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 투어에 앞서 국내에 먼저 소개하는 공연이다.
안무가 안성수(62)의 ‘스윙’ 공연 장면. 국립정동극장에서 선보일 이번 공연엔 일부 음악을 추가해 ‘스윙 어게인’으로 다시 만들었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
4월7일 무대는 안성수 차례다. ‘안성수표 춤’은 음악의 시각화에 집중한다. 그는 클래식·재즈 등을 감각적 춤사위로 표현해왔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 ‘스윙 어게인’은 2018년과 2019년 국립현대무용단에서 공연한 ‘스윙’을 개작한 작품. 흑인 피아니스트와 백인 운전기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린북’(2019)의 음악 등에 일부를 추가했다. 작곡가 라예송의 해설을 덧붙인다. 듣기만 해도 몸이 들썩여지는 스윙 음악에 맞춰 3분 단위로 움직임을 만들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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