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대해부]⑩폰드그룹 외형성장+주주환원 확대 기대
임종민 폰드그룹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
"폰드그룹은 불황에도 성장하는 종합 패션기업입니다. 올해는 이커머스 사업 확대와 수출 본격화, 주주환원 강화 등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 쓸 계획입니다."
임종민 폰드그룹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요 사업목표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추진으로 외형을 확대하고 주주환원도 강화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폰드그룹은 코웰패션의 패션사업 부문이 지난해 12월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기존 코웰패션은 패션, 전자, 물류 등 서로 성격이 다른 사업부들이 혼재돼 있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사업부들을 별도의 법인으로 인적분할해 각 사업별로 가치를 평가받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코웰패션 안에서도 높은 마진과 수익성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패션 부문은 시장의 재평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인적분할 전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코웰패션의 패션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3.6%를 기록했지만 전체 영업이익률은 6.8%에 그쳤다. 전자사업부(필코전자)와 운송사업부(로젠택배)가 2~3%대 낮은 이익률을 기록한 탓이다.
인적분할 이후 폰드그룹의 두자릿수 이익률이 부각될 경우 저평가 요인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패션 사업 투자도 이전보다 수월해진다.
임 대표는 "인적분할로 달라진 게 있다면 패션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이전에는 패션 부문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아울렛이나 부동산 등 회사 전반의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회사가 따로 분리된 만큼 패션 부문 수익을 패션 사업에 온전히 재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종민 폰드그룹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
올해 폰드그룹의 성장 전략은 신규 브랜드 확대와 수출로 외형을 확대하고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통해 마진을 개선하는 것이다.
폰드그룹은 퓨마, 아디다스, 캘빈클라인 등 유명 브랜드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의류를 생산·판매한다. 다른 패션 기업과 차별화하는 점은 단순히 제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한다는 것이다. 현재 35개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데 올해는 에스프리, 디아도라 등 6~7개 브랜드를 추가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체 브랜드 역량도 강화한다. 핵심은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수퍼드라이'(Superdry)다. 지난해 3월 영국 수퍼드라이 본사로부터 아시아태평양 IP(지적재산권)를 인수한 이후 올 FW(가을·겨울) 시즌 국내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임 대표는 "수퍼드라이는 백화점 위주 판매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글로벌 활동을 하는 유명 K팝 아이돌과의 전속모델 계약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퍼드라이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수출 실적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다. 현재 수퍼드라이는 아시아 10개국 47개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해 있는데 최근 이들 국가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초도물량을 수주 받았다. 지난해까지 코웰패션 패션부문의 수출 실적이 거의 없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영국 수퍼드라이 본사에 10년간 5억달러를 납품하는 장기공급 계약도 구체화 단계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해 내년에는 3000만달러(400억원) 이상 수출을 목표로 한다.
이커머스 사업도 강화한다. 현재 폰드그룹의 주요 판매 채널은 홈쇼핑으로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커머스 채널은 자체몰과 오픈마켓 등인데 비중은 약 20% 정도다.
최근 폰드그룹 자체몰을 개편하고 오픈마켓과의 제휴도 강화하면서 이커머스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임 대표는 "현재 이커머스 일평균 매출이 약 2억원으로 연간 7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며 "올해 이커머스 채널 비중이 30%를 넘고 3년 안에는 홈쇼핑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진이 높은 이커머스 부문이 성장한다면 전사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임 대표는 회사의 장점에 대해 '불황에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어려워져도 폰드그룹에는 유리한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며 "첫번째는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합리적 가격대의 중저가 제품이 많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여러 브랜드들이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우리와 협업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폰드그룹이 생산을 맡기는 동남아시아의 생산라인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폰드그룹은 패션기업 중에서는 드물게 매년 꾸준히 주주환원을 강화해 왔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1회에 걸쳐 자사주 956만주를 매수했고 이중 절반인 456만주를 소각했다. 주당 배당금은 2017년 30원에서 2022년 190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는 주주환원을 더 강화한다. 폰드그룹은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올해부터 3년(2024~2026년) 동안 매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0~3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저평가가 심화하는 경우에는 기준을 상회하는 주주환원도 시행할 예정이다.
폰드그룹 실적 전망/그래픽=윤선정 |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로 폰드그룹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폰드그룹의 매출액은 4067억원, 영업이익은 494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2% 증가한 5053억원,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508억원이다. 스포츠 패션 브랜드 스파이더를 보유한 브랜드유니버스가 올 상반기 중 자회사로 편입되면 실제 매출액은 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7일 기준 폰드그룹의 시가총액은 2079억원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 기준 PER(주가이익비율)는 4배에 불과하다. 김성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폰드그룹은 실적 성장 본격화, 지속적인 주주환원을 시행하는 의류 전문업체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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