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파이어 리조트 정문 건너편에 걸린 주변 상인들의 걸개막. 이승욱 기자 |
“우리 옆 호텔 사장님은 20일 전에 장사를 접었어요.”
5일 오전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만난 강동석(63·호텔업)씨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인근에 문을 연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정식 개장 소식 때문이다. 강씨는 “가뜩이나 찾아오는 관광객이 줄어 힘든데, 이제 인스파이어 리조트까지 정식 개장했으니 호텔 운영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지난해 11월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46만1661㎡ 부지에 모두 1275개 객실로 구성된 5성급 호텔 타워 3개 동과 공연 전문 아레나, 마이스 시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쇼핑몰 등이 들어섰다. 약 4개월간의 시범 운영 끝에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이날 정식 개장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정식 개장을 바라보는 주변 숙박업자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특히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3㎞도 떨어지지 않은 을왕리해수욕장 쪽 숙박업체는 리조트 시범 개장 이후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을왕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주희(51)씨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시범 개장하고 나서부터 펜션 예약이 뚝 끊겼다. 전기요금만 한달에 200만원이 나오는데, 매출이 200만원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모아둔 현금 자산으로 3개월을 버텼는데,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공영숙(61)씨는 “주말이면 펜션 룸 16개가 모두 찼는데, 지금은 절반 정도만 예약된다. 예약문의 전화도 확 줄었다”고 했다.
상인들은 인천 중구가 지난해 9월 ‘지역 상생’을 위한 사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초대형 복합 휴양시설인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운영을 허용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이강근 을왕동통합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역 상생을 위한 협의회에 피해가 예상되는 상인들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점포 개설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이승욱 기자 |
중구 경제산업과 쪽은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제출한 지역 협력 계획서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쪽은 “지역 상생 방안 마련을 위해 주민협의체를 꾸려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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