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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23년 만에 ‘탈 디플레’ 선언하나…‘마이너스 금리’ 종료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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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사진 가운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총리 관저에서 개최된 물류혁신 및 임금인상 관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기시다 후미오(사진 가운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총리 관저에서 개최된 물류혁신 및 임금인상 관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일본 정부가 23년 만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탈피’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 등 일정 정도 ‘선순환’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2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이번 춘투(봄철 임금협상)에서 물가 상승에 맞먹는 임금 인상이 이뤄질지와 물가의 (앞으로) 전망 등을 살펴 ‘디플레이션 탈피’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가 물가의 지속적 하락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정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 디플레이션’을 알리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각료 회의 또는 기자회견을 통해 표명하거나 경기 동향에 관한 공식 견해를 정리한 월례 경제보고에 명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인정한 것은 2001년이다. 그해 3월 월례 경제보고에 맞춰 공개한 자료에서 “(일본 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이션에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당시 일본은 거품 경제 붕괴 뒤 1990년대 중반부터 물가 하락, 기업 실적 악화, 임금상승 정체, 개인 소비 부진 등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일본 경제의 고질병으로 언급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려면 2% 이상의 안정적인 물가 상승(소비자물가지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밖에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와 기업이 일정한 물건을 만드는 데 필요한 단위노 동비용, 공급과 수요의 차이 등의 지표를 중시하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대비 3.1% 올라 1982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지난달 2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물가 동향에 대해 “우상향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플레이션이 아닌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3월이나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달 22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34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자 “지금 일본 경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문제는 소비를 좌우하는 실질임금이다. 일본에선 지난해부터 임금 인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 물가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실질임금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1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내각이 디플레이션 탈피를 표명하려는 배경에는 경제 정책의 성과를 호소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다”며 “정부 내에선 이른 시기에 디플레이션 탈피를 인정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고 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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