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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응급실 16곳 "의사 없어" 진료 제한…전공의 복귀 기다리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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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인 29일, 일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왔지만 환자들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응급실과 수술실 등에선 여전히 의료대란이 계속되고 있었다.



서울 응급실 49곳 중 최소 16곳, 전공의 부재로 진료 제한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전공의 이탈 영향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는 응급실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 시내 응급실 49곳 중 최소 16곳이 전공의 부재 여파로 일부 과 진료를 제한했다.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전공의가 부족해 응급실 진료를 제한한 건 신촌 세브란스병원 한 곳뿐이었는데, 열흘 만에 전체 병원의 3분의 1 정도로 급증한 것이다. “전공의가 부족해 모든 심혈관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건국대병원)” “전공의 등 정형외과 수술 인력이 없어 진료가 불가하다(경희대병원)”는 이유였다. 보라매병원에선 같은 이유로 대동맥과 산부인과 응급 수술이, 건국대병원과 노원을지대병원 등에선 소아청소년 진료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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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가 없어 신촌 세브란스 병원 등은 특정시간 응급실 진료를 제한했다. 29일 오전 세브란스 병원 앞에 정차한 응급차. 이찬규 기자



일부 병원은 특정 시간대 응급실 진료를 제한하기도 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강동성심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신장병 환자인 어머니 때문에 병원을 찾았던 딸 A씨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주말에 응급 투석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며 “어머니 증세가 심해져서 급하게 찾았는데 주말이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병원 관계자는 “전문의가 전공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장시간 연속 근무하고 있다”며 “효율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사람이 적은 시간대엔 응급실 진료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한 구급대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평소보다 응급실을 찾기 위해 연락을 돌리는 횟수가 두 배 정도 된다”며 “일부 전공의가 복귀했다는 소식이 들린 뒤에도 상황이 별반 달라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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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수술은 아직도 무기한 연기, 외래 진료 제한도 여전히



수술과 입원도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전공의 이탈로 수술 연기 통보를 받은 환자들은 열흘째 불안에 떨고 있다. 11개월 아이의 요도하열 수술이 연기된 B씨는 “수술을 늦게 받아 아이 성장에 문제가 생길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조기 퇴원과 전원을 요구하거나, 치료를 제한하면서 가족 및 친척 집 근처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환자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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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여파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초진 환자를 받지 않거나 환자들이 2차 병원으로 가면서, 외래 대기 시간은 지난주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찬규 기자



특히 일부 병원이 항암 치료를 중단하거나 예약을 제한하면서 암 환자의 불편도 크다. 전남 광양에서 췌장암 치료를 받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김모(78)씨는 “전공의가 없어 1박2일 항암 입원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당일 치료를 받으러 왔다”며 “항암치료 부작용이 반나절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동대문구에 있는 첫째 아들 집에 묵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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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이탈 10일째인 29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항암주사실 대기 시간은 침대 병실 4시간, 의자 병실 2시간이었다. 지난주는 각각 5시간 소요됐다. 항암 치료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이찬규 기자



‘빅5’ 등 병원에선 외래 진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늘면서 대기시간은 오히려 줄기도 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초진 환자를 받지 않거나, 환자들이 비교적 진료를 받기 쉬운 2차 병원으로 향하면서다. 세브란스 병원에선 지난주 1~2시간 소요됐던 외래 대기시간이 이날은 30분~1시간으로 짧아졌고, 빈 대기석도 여러 군데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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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 마지막 날인 29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전공의들과 대화를 한다는 소식에 환자들은 반겼다. 산부인과를 찾은 박모(34)씨는 “전공의들이 정부와 마주 보고 대화를 하고 병원으로 돌아와 예전처럼 환자들을 치료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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