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할 때까지 먹이는 등 아동학대... 어린이집 교사 2심도 집유

두 살 아동이 토할 때까지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등 수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교사가 1심에서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스1

서울고법 형사7부는 최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 한 어린이집 교사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1심과 같은 형량이다. 법원은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3∼5월 총 50여 차례에 걸쳐 2∼3세 원생 10여명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원생 5명에 대한 16건의 학대 행위가 유죄로 인정됐다.

A씨는 한 원생에게 짜먹는 요구르트를 강제로 먹이고선 토하는 원생의 목을 쥐고 들어 올린 후 바닥에 눕혀 다시 요구르트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에도 같은 원생이 음식을 먹다가 구역질하며 뱉어내자 그 토사물을 다시 먹였다고 한다. 식사를 거부하는 다른 원생의 목을 손으로 잡아 음식을 강제로 먹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 A씨는 원생의 베개를 잡아당겨 얼굴이 바닥에 강하게 부딪히게 하거나, 앞구르기를 하려는 원생의 엉덩이 부위를 강하게 밀어 바닥에 부딪히게 했다고 한다. 안전지도 명목으로 원생의 손가락을 벽과 교구장 사이에 끼운 후 자기 몸으로 교구장을 밀어 손가락을 찧게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훈육이라는 목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피해 아동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들에게는 소중한 자녀에게 상처를 줬다는 죄책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A씨의 범행은 피해 아동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대하기보다 습관적이고 적당한 정도의 보육만을 하려는 잘못된 행동에서 기인했다”면서도 “심하게 악의적인 아동학대 의도를 가졌던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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