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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더 문”… 美기업, 달을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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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선, 사상첫 달 착륙 성공… 美 52년만에 ‘백투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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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간)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민간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위쪽 사진)가 전날 달 상공에서 TRN 카메라로 포착한 벨코비치 K 분화구.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TRN 카메라는 포착한 이미지로 순식간에 정확한 위치와 고도를 계산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2020년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사의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퍼시비어런스’에도 이 기술이 활용됐다. 인튜이티브머신스 제공


“달에 온 걸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

22일(현지 시간) 미국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우주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미 우주선의 달 안착은 52년 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미국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티븐 올티머스 인튜이티브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6시 23분(미 동부시 기준) 달 착륙 성공 소식을 알리며 “우린 달에 있고, 제대로 신호를 보낸다”며 “놀라운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지원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빌 넬슨 국장도 “오늘, 반세기 만에 미국이 달에 돌아갔다”며 “인류의 승리”라고 기뻐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2012년 NASA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로켓 발사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맡았다. 현지 매체들은 “스타트업의 도전과 빅테크의 공조, 정부 지원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져 새로운 ‘이정표(milestone)’를 세웠다”고 전했다.

‘아폴로’ 지켜봤던 이란 소년, 52년만에 美를 다시 달로 보냈다


NASA 출신이 창업한 ‘인튜이티브’
잇단 실패끝 민간 첫 달착륙 성공
美, 기업 도전에 기술-자금 지원
머스크-베이조스의 도전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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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인튜이티브머신스 본사에서 스티븐 올티머스 최고경영자가 자사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의 성공적인 착륙을 발표하자 직원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휴스턴=AP 뉴시스


“미국이 달에 돌아왔다(The US has returned to the moon).”

1969년 열한 살 때 고향 이란에서 이웃집 TV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장면을 지켜본 소년은 줄곧 우주를 가슴에 품어왔다. 열여덟 살엔 꿈을 이루려고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48년 뒤인 22일(현지 시간), 소년의 꿈은 현실이 됐다. 캄 가파리안(66)이 창업한 스타트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을 이뤄냈다.

민간기업의 꿈을 실현시킨 오디세우스는 미 동부시 기준 22일 오후 6시 23분(한국 시간 23일 오전 8시 23분) 달 남극에서 300km 떨어진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디세우스가 제대로 수직으로 선 채 자료를 전송하고 있다”며 “달 표면을 찍은 첫 이미지를 내려받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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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들은 “이번 성공엔 미 스타트업의 기업가정신과 정부의 풍부한 인재 풀 및 투자 지원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른바 미국의 ‘뉴스페이스(New Space)’ 경제가 결실을 보기 시작한 셈이다.

공학자이자 사업가인 가파리안은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스티븐 올티머스와 함께 2012년 인튜이티브머신스를 세웠다. 초기는 헬스케어 분야에 주력했지만, 2018년 NASA가 달 남극에서 임무를 수행할 민간기업을 찾는다는 소식에 방황을 선회했다. 이른바 NASA의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 프로그램이다.

올티머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기존 사업이 우리 DNA와 맞지 않아 ‘달 탐사’를 선택했다”며 “우린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고 싶은 멋진 이들과 일한다”고 했다. 실패를 경험으로 여기는 우주광들의 도전정신이 빛을 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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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정부도 쓴맛을 본 달 탐사는 민간기업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NASA와 계약을 맺은 애스트로보틱도 지난달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직원 140여 명(2022년 기준) 중 상당수가 NASA 출신. 착륙 지점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자체항법시스템 개발 등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NASA에서 1억1800만 달러(약 1573억 원)를 지원받고,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했다.

오디세우스는 달을 탐사하는 기존 임무와 별개로 화가 제프 쿤스의 달 형상 작품과 아웃도어기업 컬럼비아의 우주선 보호 단열재 등도 함께 싣고 갔다. 다가올 우주 경제 시대에 대비해 “달에 여러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지구를 만드는 꿈을 반영했다”고 한다.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는 미국 괴짜 기업가들이 이끈 혁신도 밑바탕이 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2002년 ‘화성 이주’를 목표로 세계 최초의 궤도 발사체 재활용을 통해 로켓 산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자신의 꿈을 담은 블루오리진스를 설립해 2021년 로켓을 타고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 미 월가는 “뉴스페이스 경제 덕에 향후 우주산업이 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전 항공우주연구원장)는 “미 민간기업이 달 착륙까지 성공한 건 스페이스X 등의 혁신과 더불어 미국의 풍부한 인력풀, 산업 공급망과 같은 저변 확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효율적 개발비 운용을 바탕으로 민관이 손잡고 우주 탐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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