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반도체 칩의 성능 향상으로 예상보다는 적게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CEO는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해 “(AI를 위해) 컴퓨터를 더 사야 할 것이라고 짐작하지 않아도 된다”며 “컴퓨터가 더 빨라지고 있어 필요한 컴퓨터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추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빠르게, 빠르게, 빠르게 제조하는 칩(반도체) 산업 덕분에 AI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이 행사에서 주목받은 것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천문학적인 규모의 ‘펀딩설’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트먼 CEO가 자체 AI용 칩 개발·제조를 위해 5조∼7조 달러(약 6600조∼9300조 원) 규모의 펀딩을 추진 중이라고 9일 보도했다.
올트먼 CEO의 이런 투자 유치 계획이 사실이라면 현재 AI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을 사실상 독점하는 엔비디아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그는 엔비디아의 GPU가 전력 효율이 떨어지는 데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오픈AI의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표준화된 엔비디아의 GPU는 ‘맞춤형’이 아니어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이를 대체하는 AI용 칩을 직접 개발·제조하려 하고 있다.
WSJ는 이에 대해 “세상을 바꾸려는 올트먼의 야심 찬 계획”이라고 논평했다.
황 CEO는 아울러 AI 비용이 낮아지겠지만 증가가 조만간 멈추는 것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현재 1조 달러(약 1320조원) 규모인 AI 데이터센터가 5년 뒤엔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각국이 독자적인 인공지능(sovereign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나라는 다른 국가나 민간 기업이 자국의 AI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허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문화를 보호하면서 AI의 경제적 잠재력을 이용하려면 모든 나라가 각자의 AI 인프라를 보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인프라를 가능한 한 빨리 구축한 뒤 혁신하고 산업을 활성화하는 일은 전적으로 해당 정부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AI의 위험에 대한 공포에 대해선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자동차, 항공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산업 분야에선 이미 성공적으로 규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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